메이저리그 역대 '최소 승수 사이영상 수상자'로 등극한 뉴욕 메츠의 투수 제이콥 디그롬./사진=로이터
뉴욕 메츠의 선발 투수 제이콥 디그롬(30)이 지독한 불운을 극복하고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역대급 활약을 펼쳤으나 승수 불운에 시달렸던 디그롬이 결국 사이영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록이 세워졌다.

MLB 네트워크는 15일(한국시간) 2018시즌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레이스)이 선정된 가운데 내셔널리그에선 디그롬이 데뷔 첫 수상 영광을 안았다. 1위 표 29장을 휩쓴 디그롬은 2위 표 1장을 더해 총 207점을 획득, 123점에 그친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3년 연속 수상을 저지했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디그롬은 평균 시속 150km 중반 대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까지 구사하며 첫 해 9승6패 평균자책점 2.69로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했다. 2015년에도 14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성장하며 첫 올스타와 함께 사이영상 투표 7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15승 10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데뷔 후 계속해서 정상급 활약을 이어갔던 디그롬이지만, 특히 올 시즌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힐 만 한 투구를 선보였다. 디그롬은 이번 시즌 32경기에 출전해 217이닝(ML 전체 2위)을 동안 10승 9패 평균자책점 1.70(ML 전체 1위) 탈삼진 269개(ML 전체 3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70은 사이영상이 처음으로 도입된 1956년 이후 15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단 8명만이 도달한 대기록이다.


또한, 디그롬은 2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면서 메이저리그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2.00 이하 탈삼진 250개 이상, 50개 이하 볼넷 허용’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공식 기록이 집계된 1918년 이후 ‘외계인’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즈(해당 시즌 217.0이닝 18승 6패 평균자책점 1.74 284삼진 32볼넷)를 제외하고는 디그롬이 처음이다.

이번 시즌 디그롬이 반등한 가장 큰 이유로는 체인지업의 성장이다. 메이저리그 전문 통계 매체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디그롬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지난 시즌 0.200로 준수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0.144에 불과할 정도로 선수들이 치기 어려운 ‘마구’였다. 제구력 상승으로 위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이에 지난 시즌 1.1에 그쳤던 디그롬의 체인지업 구종가치는 무려 13.0까지 폭등했다. 디그롬 스스로도 체인지업 비율을 지난해 12.4%에서 16.1%까지 높이며 재미를 봤다.

이처럼 더욱 향상된 구종을 장착하며 ‘역대급’ 활약을 선보인 디그롬이었지만,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3.53득점만 지원받는 등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10승에 그쳤다. 이에 33경기에서 리그 최다 220⅔이닝을 던지며 18승 7패 평균자책점 2.53 탈삼진 300개를 기록한 슈어저의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디그롬이 이날 사이영상을 수상하면서 1981년 LA 다저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3승 7패), 2010년 시애틀 메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13승 12패)의 13승을 넘어 역대 최소 승수 사이영상 기록이 새롭게 쓰여 졌다.

한편,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첫 수상한 뒤 2016~2017년 워싱턴에서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은 슈어저는 디그롬에 막혀 3년 연속이자 개인 4번째 수상에 실패했다. 슈어저는 1위 표 1장만 받았을 뿐, 2위 표 29장으로 총 123점을 얻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