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P2P(개인 간)대출 투자가 주의보를 넘어 ‘경보’ 수준에 이르렀다. 21일 금융감독원이 지난 3~9월 P2P대출 취급실태 조사를 벌여 최근 공개한 결과를 보면 P2P대출업체 9곳 중 1곳에서 사기·횡령 혐의가 포착됐다. 투자자 피해규모는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P2P투자는 불특정다수에게 투자받아 대출해주는 형태로 투자자는 대출자가 원리금을 갚으면 원금과 함께 수익률을 배분받는다. 그러나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어서 투자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문제가 된 업체는 이 점을 악용했다. 업체 대표는 확보하지 않은 부동산 등을 보유한 것처럼 속여 불특정다수가 투자한 돈을 유용했다.


P2P투자에 안전지대는 없는 걸까. 업계 관계자들은 “업체 옥석가리기가 최우선 과제”라며 “몇몇 문제 된 업체로 P2P시장 전체를 불법지대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10% 내외의 중금리로 대출이 가능하고 투자자는 ‘중위험 중수익’을 노릴 수 있는데, 수익률이 높거나 만기가 짧다고 무작정 투자할 게 아니라 건전한 업체를 고르는 게 P2P투자의 첫걸음이라는 얘기다.

P2P투자처를 고르는 첫단추는 금융당국에 등록된 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내 ‘등록대부업체 통합관리’ 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국에 등록된 업체는 20일 기준 207개사다. P2P업체는 법적인 지위가 없어 대부업체를 모회사로 두고 대출 및 투자업무를 진행해 ‘P2P연계대부업’ 형태로 영업한다.


당국에 등록된 업체여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감독당국이 P2P업체 감독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어 ‘사각지대’가 많다. 금감원이 이번에 발표한 내용도 당국 등록업체라고 모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업체를 골랐다면 해당 업체가 취급하는 대출상품이 정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수익률이 높거나 만기가 짧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건 금물이다. 리워드(캐시백) 금액이 큰 경우도 의심해야 한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금괴 담보상품과 같이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는 일단 의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상품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담보대출인지, 부동산담보대출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P2P업체에서 실행된 PF대출잔액은 4584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2%에 이른다. 문제는 PF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을 헷갈려 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다. PF대출은 건물 준공 후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P2P대출액을 상환하는 구조다. 또 PF대출인지 인지하더라도 향후 건물이 준공될 대지라고 속이는 경우가 있다.

P2P업체가 전문 심사역을 보유했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부동산PF상품의 핵심은 준공 가능성이다. 건축주의 시행능력, 건설사의 시공능력이 중요한데 개인투자자가 건축업자의 시공능력과 신용도, 시행사의 역량 등을 판단해 준공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P2P업체의 전문 심사역이 준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사의 경우 평균 9.2명의 전문 심사역을 두고 있다.


부동산담보 상품은 등기부등본 열람이 필수다. P2P업체는 부동산담보대출 상품 취급 시 홈페이지 내 상품설명 페이지에 주소를 기재한다. 이 주소를 등기부등본에 열람하면 근저당설정이 얼마나 돼있는지, 선순위 및 후순위채권 금액이 얼마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전문 P2P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상품의 경우 LTV(담보인정비율)도 확인하는 게 좋다”며 “일반적으로 LTV가 높으면 원금손실 가능성도 올라간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업체와 투자 상품을 고르더라도 P2P대출 관련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투자자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P2P투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데 합법적인 상품이여도 원금 손실이 일어날 경우 투자자의 항의는 빗발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해당 상품을 불법적인 목적으로 취급했는지 여부인데 개인투자자가 이를 알기는 어렵다. P2P 관련 법률이 제정되고 이 시장에 대한 감독이 이뤄져 투자자 신뢰를 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