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듬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의 첫 연말 정기인사가 다음주 실시된다. 구 회장이 지난 6월 취임이후 잇따라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만큼 파격적인 쇄신이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15개 안팎의 주요 계열사로부터 약 한달간 순차적으로 사업보고를 받으며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을 구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LG그룹은 다음주 정기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앞서 LG는 LG화학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이번 정기인사의 방향을 예고한 바 있다. 2012년부터 6년간 회사를 이끌던 박진수 부회장 대신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새 수장으로 앉힌 것.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이 창사 이래 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다른 계열사의 CEO도 교체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은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인의 CEO가 구 회장을 보좌하며 회사를 이끌어 왔다.


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박 부회장(66세)이 교체된 만큼 다른 계열사 역시 파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나이, 출신 등의 틀에 얽매지이 않고 철저히 성과주의 원칙과 혁신에 입각한 인적 쇄신이 이어질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구 회장 취임 직후 LG유플러스에서 ㈜LG의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반면 조성진 부회장, 한상범 부회장, 차석용 부회장의 거취는 예단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조 부회장은 2016년 말 LG전자의 수장으로 임명돼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나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를 해소하지 못했다.

한상범 부회장은 2012년부터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 왔다.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냈으나 올들어 1~2분기 적자를 기록한 뒤 3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매년 LG생활건강의 실적경신 행진을 이끌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으나 대표이사를 맡은지 올해로 14년째다.

인사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LG그룹은 현재 구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조치에 돌입했다.

구 회장 등 LG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판토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업부문을 홍콩계 펀드에 매각키로 하는 등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을 잇따라 실행 중이다.

따라서 이번 정기인사에서 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미래먹거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도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9월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서울시 강서구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미래 성장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기술 확보와 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개편작업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구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공식 퇴임한다. 다만 계열분리는 연내엔 어려울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계열분리를 발표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잡음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