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코오롱 제공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지난 28일 갑작스럽게 퇴진을 결정했다. 그는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입을 앙다물었다. 이빨이 다 금이 간 것 같다”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코오롱그룹을 이끌어 온 그의 금간 '이빨값'은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현재 이웅열 회장은 6개 계열사에서 상근 대표이사 혹은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의 대표이사이고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베니트에서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렇다면 이웅열 회장은 퇴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임원의 퇴직금은 일반 근로자의 퇴직금과 달리 정관에 별도의 규정이 있을 경우 그에 맞게 지급할 수 있다. 일반 회사들이 퇴직금 규정을 정관으로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코오롱 계열사 6개는 모두 '주주총회에서 결정한 퇴직금 규정을 적용한다'고만 기재됐고 퇴직금 규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설립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 퇴직금 규정을 변경하면서도 정작 규정은 별지에 기재해 공개하지 않았다.

코오롱 계열사의 퇴직금 규정은 과거 사내이사의 퇴직과 관련해 '재직기간 및 직급별 지급배수를 곱하여 산정한다'는 내용만 공개됐을 뿐이다. 다만 앞서 퇴직한 임원들을 기준으로 이 회장의 퇴직금 수령액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전자공시스스템에 따르면 연봉 5억원을 받던 안병덕 코오롱 전 사장은 약 50개월간 재직하고 퇴직금으로 31억2171만원을 수령했다. 안 전 사장은 2013년 12월 코오롱글로벌에서 약 3년2개월 간 재직하고 퇴직 당시 22억76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안 전 사장의 연봉은 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시 코오롱글로벌은 등기임원은 4명이었고 등기임원에 대한 보수가 16억원이었으며 이중 이 회장이 7억원을 가져갔다. 나머지 3인 중 안 전 사장을 제외하면 두명은 부사장으로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안 전 사장의 연봉이 평균값인 3억원 이상이며 공개의무가 있는 5억원 사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코오롱과 코오롱글로벌의 퇴직금 지급 사례에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퇴직금 규정이 연봉을 재직년수만큼 곱해 책정한 다음 직급에 따라 지급배수를 다시 곱해서 산정했다는 것이다. 사장 직급인 안 전 사장이 140~160% 정도의 배율이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장의 퇴직금은 이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의 계열사별 연봉과 재직기간을 살펴보면 코오롱에서 연봉 8억원, 재직기간은 약 9년이다. 직급배율을 200%로 가정하면 퇴직금은 약 150억원 수준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재직기간 27년에 연봉 9억원이므로 480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코오롱글로텍에서 연봉 11억원을 받고 재직기간은 24년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는 연봉 16억원을 받고 재직기간은 9년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연봉 11억원을 받았고 재직기간 9년이다. 코오롱베니트는 이 회장의 재직기간과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렇게 계산하면 모든 계열사가 유사한 수준의 임원 퇴직금 규정을 두고 있다고 전제할 경우 이 회장은 퇴임 후 2000억원에 가까운 '역대급' 퇴직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 관계자는 “퇴직금은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될 것”이라며 “(이 회장이)너무 갑작스럽게 발표해서 금액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다만 안다고 해도 공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