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 /사진=뉴시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것과 관련 "인간 노무현을 지킨다는 생각에 판단을 제대로 못해 바보가 됐다"고 자책했다. 

윤 전 시장은 5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시장은 현재 의료봉사차 네팔에 머물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권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 김모씨(49)에게 4차례에 걸쳐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윤 전 시장이 '공천 헌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최근 그를 피해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로 전환했다. 또 윤 전 시장은 김씨의 두 자녀를 각각 광주시 산하기관과 사립학교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사기 피해자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언론에서 수많은 전화가 왔지만 공인으로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연락을 일체 받지 않았다"며 "문제가 있는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들이 광주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5억원을 빌려달라'는 권 여사를 사칭한 김모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윤 전 시장이 확인 전화를 하자 김씨는 권 여사 행세를 하며 '지인을 보낼 테니 만나 보라'고 했다. 김씨는 윤 전 시장을 찾아가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뿐만 아니라 권 여사의 딸인 노정연씨도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윤 전 시장은 "노 전 대통령 혼외자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부들부들 떨렸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나라가 뒤집힐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시장은 결국 김씨에게 4억500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가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고 속인 김씨 자녀의 채용도 도왔다. 윤 전 시장의 도움으로 김씨 아들(27)은 광주시 산하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 임시직으로, 딸(30)은 광주 한 사립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


윤 전 시장은 김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과 공천과는 연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보처럼 사기를 당했는데 수사당국에서 '공천'으로 연결 지어 참담하다"며 "말 못할 상황이라고 몇개월만 융통해달라고 해서 돈을 보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빌려줬다면 '흔적'이 남는 은행에서 융자를 받았겠느냐"며 "공당의 공천과정을 아는 사람은 이런 연결이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출석 요청을 한 것에 대해선 "윤 전 시장은 "자랑스러운 광주역사에서 광주시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는 자체가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의료봉사를 위해 출국할 때는 피해자 신분이었는데 갑자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참담하다"며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로 조만간 검찰에 나가 소명할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