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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각본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았던 엄유나 감독은 <말모이>에서도 역사의 현장에 있던 일반인의 시선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조선어사전을 만들려한 이유만으로 대거 옥고를 치렀던 ‘조선어학회’ 사건을 큰 배경으로 놓고 그 과정을 함께했던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극악해지는 일제 감시망을 피해 조선어학회에 심부름하는 사환으로 취직한 까막눈을 주축으로 ‘말모이’를 펼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극적이고 흥미롭다. 말모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전국 우리말을 모았던 비밀 작전명이기도 하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2015년 영화 <소수의견>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뭉쳤다. 소매치기 사건으로 엮인 판수(유해진 분)와 정환(윤계상 분)은 전과자 출신 까막눈과 조선어학회 대표로 만나 앙숙 관계를 형성한다.
먹고 살려면 자존심 따위는 잊어버리고 취직해야 하는 판수와 전과자에 글도 못 읽는 사람은 받아들일 수 없는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의 대립은 극이 전개되면서 진정성 있는 관계로 발전한다. 출신, 나이, 성격 등 모든 것이 극과 극인 판수와 정환의 관계 변화를 통해 재미와 감동이 극대화된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연기파 배우들이 영화에 감칠맛을 더한다. 김홍파는 까막눈 판수와 터놓고 지내는 조선어학회 큰어른 ‘조갑윤’ 역을 연기하며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시인 임동익 역은 우현이 맡았다. 학회 기관지 <한글>의 기자로 일제에 저항한 지식인 박훈 역은 김태훈이, <응답하라 1988>의 선우 엄마로 각인된 박선영은 ‘문당책방’의 운영을 책임진 구자영 역으로 등장한다.
이들과 반대 지점에 선 역할도 실력파 배우들이 맡았다. 송영창이 항일에서 친일로 변절한 정환의 아버지 류완택 역을 맡아 갈등을 증폭시킨다. 영화 <밀정>, <남한산성>, <명당>, <창궐>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온 허성태가 말모이 탄압에 앞장서는 일본 경찰 우에다 역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탄압 속에서도 함께 꿈을 이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년 극장가를 따뜻한 온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봉일은 내년 1월9일.
◆시놉시스
조선어학회 면접을 보러간 판수(유해진 분)는 그곳에서 자신이 훔치려고 했던 가방의 주인 정환(윤계상 분)과 만난다. 조선어학회를 이끌던 정환은 판수를 내치려 했지만 회원들의 부탁에 한글을 떼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난생 처음 글을 배우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달은 판수 앞에 말모이 편찬을 방해하는 일제의 감시가 드리우는데….
조선어학회 면접을 보러간 판수(유해진 분)는 그곳에서 자신이 훔치려고 했던 가방의 주인 정환(윤계상 분)과 만난다. 조선어학회를 이끌던 정환은 판수를 내치려 했지만 회원들의 부탁에 한글을 떼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난생 처음 글을 배우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달은 판수 앞에 말모이 편찬을 방해하는 일제의 감시가 드리우는데….
☞ 본 기사는 <머니S> 제571호(2018년 12월19~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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