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사진=이지완 기자
1886년대 처음 등장한 자동차는 단순히 좀 더 빠르게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흘렀다. 현 시점에서 차의 개념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새로운 문화로, 또 하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당신의 영역을 찾아서’라는 광고 캠페인으로 새로운 신차 하나를 소개했다.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다. 이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기를 거부하는 고객니즈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이다. 지난 11일 팰리세이드로 경기도 용인에서 여주 세종천문대를 거쳐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왕복 136㎞ 거리를 이동했다. 약 68㎞ 구간은 운전자보조석에 탑승했고 나머지 거리는 직접 주행을 했다.


◆겉과 속이 다른 ‘반전카드’

몸집만 큰 쇳덩이가 아니었다. 겉과 속이 달랐다. 강인하고 육중한 근육질의 몸과 달리 속은 부드럽고 유연했다. 마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주인공 헨리 지킬을 연상캐했다.


풍부한 후드 볼륨과 크롬 메시타입의 커다란 그릴, 세로 타입의 주간주행등은 강력하지만 고급스러운 팰리세이드의 외관을 완성했다. 측면은 굵은 선이 전후방 램프와 입체적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볼륨감 있는 휠아치가 역동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현대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내부. /사진=이지완 기자
실내공간은 수직구조로 이뤄진 외관과 달리 수평구조로 구성됐다. 내부는 확실히 넓고 쾌적했다. 마치 막힘 없이 탁 트인 개활지에 홀로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 차가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고 줄곧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용편의성을 고려한 섬세한 배려도 눈에 들어왔다. 플로어 콘솔의 위치는 높았다. 브릿지 타입의 하이콘솔과 전자식 변속 버튼이 이용자의 손에 자유를 줬다. 인조가죽으로 감싼 크래쉬패드와 콘솔, 리얼우드가 적용된 가니쉬 등은 부드럽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압권은 시트다. 인간 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팰리세이드의 시트는 착석하는 순간 부드럽게 몸을 감쌌다. 마치 차가 아닌 공항 라운지에 앉아 출발예정인 비행편을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큰 차는 느리다는 ‘편견’

팰리세이드는 8단 자동변속기와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다. 또 드라이브 모드와 노면 상태에 따라 네 바퀴의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4륜 구동(AWD) ‘에이치트랙’(HTRAC)도 탑재됐다. 대형SUV이지만 주행성능에도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디젤 2.2, 가솔린 3.8 등 두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이날 시승한 차는 2.2 디젤이다. 디젤R2.2 e-VGT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0㎏·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은 매끄러웠다. 특히 2단에서 3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힘 있게 치고 나갔다.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은 전반적으로 묵직한 편이었다. 이는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줬다. 동급 차종인 포드 익스플로러의 경우 가벼운 느낌이 더 많이 드는데 이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렇다고 순발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현대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후측방을 차량 내부에서 확인하는 모습. /사진=이지완 기자
◆큰 몸집만큼 다양한 첨단기능

팰리세이드에는 다양한 주행모드가 있다. 일반 도로를 달릴 때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스마트 등 4가지 모드를 활용한다. 거친 노면 위를 달린다면 국내 SUV 최초로 적용된 험로 주행 모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모드는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고 스노우(SNOW), 머드(MUD), 샌드(SAND) 등으로 구성됐다.

첨단 지능형주행안전 기술(ADAS)도 기본 적용됐다. 팰리세이드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보조 등을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을 보조하는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의 반응도 준수했다. 80㎞로 속도를 제한하고 핸들에서 손을 떼는 순간 큰 몸집의 차가 차선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날 눈이 왔기 때문인지 가끔 3~4초 만에 핸들을 잡아달라는 경고 메시지가 나타났지만 대부분 20~30초를 기본으로 이 기능이 유지됐다. 연비도 생각보다 준수하게 나왔다. 각종 기능을 시험해보고 중간에 험로 구간을 체험했음에도 복합연비(20인치 기준) 12.0㎞/ℓ에 조금 모자란 11.5㎞/ℓ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