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내년 경영전략 키워드 ‘안정’
반등한 가계대출 연체율 관리
기업금융 확대 의견은 엇갈려
풀뱅킹 서비스 도입 확대

저축은행업계의 내년 경영전략 키워드는 ‘안정’이 될 전망이다. 올 초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7.9→24.0%)에도 대출 거래를 확대하며 사상 최대 순익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저축은행은 내년 한층 강화되는 가계대출 규제로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고객 리스크 관리, 대출심사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무게를 둘 것이란 분석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늘려왔던 기업금융 부문 강화여부는 경기 악화로 의견이 엇갈린다. 예·적금 가입은 물론 대출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한 ‘풀뱅킹 서비스’ 도입은 공통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OK·웰컴·JT친애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은 내년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금융 및 기업금융 등 사업부별 올해 실적과 내년 경영목표치를 분석, 취합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내년 긴축 경영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금리 경쟁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신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고금리대출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연금리 20% 미만의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했다. 반면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엔 보험료를 올려 받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환경이다. 대출심사가 보다 깐깐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은 늘었지만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점도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4.6%로 지난해 말과 동일하지만 가계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0.3%포인트 오른 4.7%를 나타냈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5%포인트 급등한 6.5%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반등했는데 한번 늘어나기 시작하면 꺾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금융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워 기업금융을 늘릴 것이란 전망과 경기 악화로 쉽게 확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올 9월 호남지역의 기업금융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찾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상반기엔 대전·충청지역TF를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2013년 초 90대 10 정도였던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의 비중을 올 하반기 58대 42로 격차를 줄였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이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춰나갈 계획이다.

저축은행이 기업금융을 확대하려는 건 올 10월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한계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자금은 저축은행사태 여파로 2013년 6월 19조4278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올 6월 말 31조7754억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반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돼 섣불리 기업금융을 확대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나 하락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기업금융은 부동산 임대업의 비중이 큰 편인데 현재의 부동산 경기에선 이를 확대하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비부동산 분야를 확대하는 등 기업금융 내 포트폴리오를 한번에 바꾸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핀테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작업은 빨라질 전망이다. 권역별 영업 규제를 받는 저축은행이 별다른 인력 없이 수신고객과 대출고객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예·적금 가입과 대출까지 가능한 풀뱅킹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이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지난 4월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을 출시한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과 수신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등 조달 환경이 안좋아지는 가운데 고금리대출 관행에서 중금리대출로의 체질개선 압박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고객 리스크 관리와 권역 밖 고객 확보를 위해 핀테크 역량 강화 작업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핀테크 역량 차이에 따른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업체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국 79개 저축은행 전체 당기순익은 올 3분기 기준 85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18억원)대비 3.6%(29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액을 16.1%(7조9348억원) 늘린 영향이다. 올 1~9월 저축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3조98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345억원)대비 13.3%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