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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주택공급 혁신방안을 발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임한별 기자 |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박 시장의 구상은 서민 주거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반면 곳곳에 실험적 요소가 가득해서다. 질적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단순히 공급에만 치우치지 않고 도로 위에 주택을 짓는 등의 발상으로 신선함을 더했지만 위험요소도 다분하다.
여기에 특화 디자인까지 접목할 경우 과연 수요자가 만족할 만한 적정 임대료가 책정될지도 미지수다. 임대료 인하를 위해 시 재원이 투입될 경우 반발 여론도 무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과연 박 시장의 주택공급 발상은 혁신일까, 모험일까.
◆디자인 입히고 ‘질’ 높인다
“이번 계획은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방향성을 갖는다. 추가 공급전략으로 공공주택 혁신모델을 만들겠다.”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26일 ▲주민편의 및 미래혁신 인프라 함께 조성 ▲도심형 공공주택 확대로 직주근접 실현 ▲도시공간 재창조 ▲입주자 유형 다양화 ▲디자인 혁신을 골자로 하는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의 계획은 ‘양적 공급’에 치중했던 공공주택 정책 패러다임과 원칙을 ‘질적 향상’으로 대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임대주택 공급량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도시 재창조의 관점에서 주민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인다는 계획. 이를 통해 공공주택 품격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입체적 발전까지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일주일 앞서 국토교통부와 공동발표한 8만호 추가 공급물량의 공공주택에 이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날 박 시장이 밝힌 계획은 확실히 기존 공공주택 공급 방안과는 차별성을 띤다. 우선 주택만 빼곡히 늘리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주거와 삶이 어우러진 주택단지를 만들어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도로 위와 같이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에 특화 디자인이 접목된 주택을 공급해 새로운 주거트렌드를 선도하고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주로 대중교통이 불편한 외곽지역에 조성했던 공공주택을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도심형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직주근접을 실현하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주체와 협력해 직장인, 신혼부부, 중산층이 사는 공공주택을 공급해 각계각층이 함계사는 조화로운 ‘소셜믹스’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박 시장은 “시민의 주거선택권을 확대해 빚을 내서 집을 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삶이 휘청거리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북부간선도로 위 주택 조감도. /사진=서울시 |
박 시장에게 이번 공급 계획은 명운을 건 정치적 승부수라는 평가다. 동시에 민선 마지막 임기 내에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 시장에게는 임기 내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만큼 후임 시장이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확실한 로드맵을 구축해 놓는 것도 중요해서다.
중요한 전환점인 만큼 박 시장은 조심스럽다. 부동산 개발 계획으로 한때 역풍을 맞은 전례가 있기 때문.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용산·여의도’ 통합 개발 발언으로 강력한 역풍을 맞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정부의 집값 안정화 기조에 역행했던 박 시장의 발언으로 해당지역 집값이 뛰며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절치부심한 박 시장은 약 5개월 만에 미래지향적 주택 공급대책을 들고 나와 기대감을 키웠지만 곳곳에 불안요소가 가득하다.
우선 도로 위 집 짓기는 위험을 담보해야 한다. 박 시장은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선도하고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기 위해 도로 위 집 집짓기를 계획 중이다.
유휴부지를 활용한 혁신적 건축물로 평가 받는 프랑스의 ‘리인벤터 파리’와 같이 북부간선도로 신내 나들목(IC)-중랑IC 구간 위로 인공지반(2만5000㎡)을 조성해 공공주택 1000호와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게 핵심.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공간인 도로 위에 집을 짓는 발상은 혁신에 가깝지만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만큼 건설 과정에서의 안전이 우려된다. 아직 계획 단계지만 박 시장은 실험 요소가 가득한 도로 위 집짓기 계획을 발표 하며 질적 패러다임 전환을 천명했음에도 안전에 대한 다짐을 잊었다.
또 다른 변수는 임대료다.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며 디자인 특화를 천명한 만큼 시공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보증금 수천만~1억원에 적게는 10만원대에서 많게는 100만원 안팎의 월 임대료가 들어가는 구조다.
천편일률적으로 지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수준이 이러한데, 직주근접을 실현할 수 있는 서울시내 한복판에 짓는 디자인 특화 단지에 그 이상의 보증금과 임대료가 책정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비싼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시 재원을 투입할 경우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점도 박 시장이 더 고민해야할 숙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4호(2019년 1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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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