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배훈식 기자
지난 1월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배훈식 기자

증권거래세의 인하 또는 폐지 여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증권거래세 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를 없애야 한다는 폐지론과 증시 부양효과가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 문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그동안 증권거래세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확대되면서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증권거래세는 매매 차익과 상관없이 0.3% 세율(농어촌특별세 포함)로 모든 주식거래 때 부과된다.

증권업계는 증권거래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식투자로 손실이 날 경우에도 거래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것도 문제다. 4조∼5조원에 달하는 세수가 덜 걷히게 되면 그만큼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세원을 확보해야 하고 투기성 단타 매매를 조장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투기성 단타매매 억제효과 의문 

1963년 도입된 증권거래세의 역할은 투기성 단타매매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증권거래세 폐지 불가론자들은 증권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국내 증시에 단타성 투기적 거래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내 증시가 장기투자보다 단타매매가 성행하는데 증권거래세가 일정부분 이를 완화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증권거래세와 단타매매 사이의 인과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황세윤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국내 주식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논란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단타 중심의 투기 문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세를 유지하는 것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이 뒤따를 것"이라며 "양도소득세 도입이 확대되면 단기차익과 장기차익에 대한 세율 체계를 다르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부과 대상을 주식보유금액 15억원(또는 보유지분 코스피1%·코스닥 2%) 이상에서 2020년 10억원, 2021년에는 3억원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 실장은 "증권거래세가 없는 미국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1년 이상의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우대세율을 적용하는 것과 동시에 1년 미만의 단기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를 합산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처럼) 양도소득세를 통해 투기성 단타를 억제하는 것과 동시에 장기투자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증권거래세보다는 오히려 양도소득세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세 폐지되면 거래대금 증가

증권거래세는 1996년부터 현행과 동일한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가 세수 확보를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증권거래세 세수는 약 4조7000억원이고 농어촌특별세(유가증권시장은 농어촌특별세 0.15% 포함)를 포함하면 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를 0.1% 수준까지 내린다면 연간 2조5000억~4조원 수준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신규 유입할 것으로 본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는 당초 도입목적보다는 세수 목적의 비중이 커졌고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과세형평을 저해할 수 있다"며 "증권거래세를 과세한 프랑의 경우에도 세수 증대 이외에는 (다른 이유가)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1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권거래세 인하는 기재부 내부적으로 밀도있게 검토한 바가 없다"며 "양도소득세 부과 문제라든가 증권거래세 관한 세입 문제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해 나간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증권거래세 폐지가 무조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거래세와 관련해 더이상 답변해줄 수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확실한 것은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만약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를 통해 회전율이 5% 증가하게 되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3.3%)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개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민감도가 높은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순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수혜주는 키움증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