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예금보험공사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에 부과하는 보험료율 손질에 나섰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3일 전국 5개 지역에서 은행 등 305개 부보금융회사를 대상으로 2019년도 차등보험료율 평가 현장 설명회를 마쳤다.

2014년 도입한 차등보험료율제는 예보가 각 금융회사를 평가해 등급(1~3등급)을 매기고 예보료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예보는 자체 기준에 따라 각 금융사의 경영·재무상황을 평가한다. 1등급으로 분류된 금융회사는 표준보험료율에 할인 혜택을 받고 3등급을 받은 회사는 할증이 적용돼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예금보험료를 내는 금융사들은 업권에 따라 표준적으로 0.08~0.4%까지 내야 한다. 지난해까지 예보의 보험료율 차등폭은 ±5%에서 올해부터 ±7%로 늘어난다.

지난해 6월 발표된 '2017년 사업연도 차등평가'에서는 전체 269개사 가운데 61개사(22.7%)가 1등급(5% 할인), 31개사(11.5%)가 3등급(5% 할증)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차등폭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의 관심 역시 커졌다. 가령 한 은행이 3등급을 받으면 0.0856%의 보험금을 납입해야 한다.


◆깐깐해지는 예보료 산정, 저축은행 불만

금융권은 달라진 예금보험료율 산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한다. 그동안 금융회사는 부실에 대비해 지급하는 예금보험료 부담이 과중하다고 호소했다. 예금보험료율은 은행 0.08%, 보험과 금융투자회사 0.15%, 저축은행 0.40%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에 비해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표준요율이 5배가 적용된다.


최근 5년간 은행과 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납부한 예금보험료는 총 14조631억원에 달한다. 특히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해 표준요율이 높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표준예보료율은 1997년 0.15%에서 현재 0.4%로 높아졌다. 은행이 0.1%에서 0.08%, 보험사도 0.3%에서 0.15%로 내려간 사이 나홀로 상승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2011년 예보료에서 받은 공적자금 29조원을 아직도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보료의 45%는 2026년까지 부실 저축은행의 파산에 대비한 특별계정으로 적립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달라지는 예금보험료다. 등급 사이의 보험료율 차이가 더 벌어지면 저축은행이 부담하는 보험료 규모가 늘어난다. 예보가 내놓은 2017년 기준 차등평가 결과를 보면 저축은행의 70% 정도가 2~3등급 판정을 받았다. 예보의 지난해 차등평가 결과는 아직 공개 전이지만 만약 2017년과 비슷하게 2~3등급에 저축은행이 몰린다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보료는 대출금리의 원가에 반영되는데 저축은행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료마저 오르면 부담이 시장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 선후배' 위성백·박재식, 예보료 전쟁

위성백 예보 사장은 취임일성으로 차등보험료제도 강화를 선언했다. 예보료 손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축은행은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예보료 인하를 내세워 갈등이 예상된다. 

위 사장과 박 회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행시 기수로는 박 회장(26기)이 위 사장(32기)보다 여섯 기수 위다. 박 회장이 재학 중소년 급제하면서 나이 차보다 기수 차가 더 벌어졌다. 재무부 시절부터 기재부에 이르기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었다.

기재부 선후배가 예보료를 둘러싸고 이견이 보기자 보험 등 다른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박회장이 예보료 인하를 이뤄낸다면 타 금융업권에도 상당한 파장이 미칠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요율 인하가 추진되면 '우리도 낮춰달라'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수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예보료 산정을 두고서 예보를 비롯해 금융당국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이 예보료 인하라는 숙원을 이루면 보험사 등도 예보료 인하를 추진할 개연성이 크다"며 "저축은행은 과거 부실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박 회장이 예보료 인하에 나서 새국면을 맞았다. 예보의 차등보험료율 작업에 저축은행 반발을 얼마나 잠재울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