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구속 판결을 받은 가수 정준영. /사진=장동규 기자
21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구속 판결을 받은 가수 정준영. /사진=장동규 기자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유포한 의혹을 받아온 가수 정준영이 결국 구속됐다. '버닝썬 사태'가 터진 이후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이 구속된 건 정준영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부장판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정준영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이같이 결정했다.


임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제출한 핵심 물적 증거의 상태 및 그 내역 등 범행 후 정황,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해자 측 법익 침해가능성이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준영은 이날 오전 9시35분쯤 중앙지법에 도착해 "죄송하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법원에서 내려주는 판단에 따르겠다. 저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 여성들과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받은 여성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약 8개월 동안 성관계 하는 장면을 몰래 찍고, 이 영상을 동료 연예인 등 지인들이 함께 있는 이른바 '승리 카톡방'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일 정준영을 입건, 14일과 17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정준영은 휴대전화 세 대를 임의 제출했으며 주거지 압수수색도 받았다.

'버닝썬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씨. /사진=장동규 기자
'버닝썬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씨. /사진=장동규 기자

◆‘김상교 폭행 사건’부터 촉발된 ‘정준영 게이트’

정준영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한 남성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터졌다. 김상교씨(28)는 지난해 11월 장씨를 비롯한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출동한 역삼지구대 경찰이 오히려 신고자인 자신을 체포하고 추가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씨가 제기한 폭행 논란은 이후 버닝썬 클럽 내 물뽕(GHB) 등 마약 유통·투약으로 번졌다. 버닝썬에서는 마약류 약물을 먹이고 저항 불가능한 상태의 여성을 성폭행해는 범죄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의 클럽과 유착 의혹도 발견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에는 한 매체를 통해 버닝썬 공동대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성접대를 벌였다는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해당 대화방에서 승리는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라는 당부까지 남기며 성접대를 알선한 정황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1일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성행위 촬영 후 영상을 불법으로 공유한 정황까지 보도됐다. 정준영은 2016년 8월에도 정준영은 교제중인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정준영은 촬영 사실을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여자친구가 고소를 취하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준영은 당시 '휴대폰을 분실했다' '휴대폰이 고장나 복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거짓 진술을 하고 의견서까지 제출하면서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 구속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됐다. 이날 구속 결정을 받은 정준영은 앞으로 최대 7년 이상의 실형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