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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에 설치중인 KT 5G 중계기. /사진=뉴시스 DB |
한국과 미국이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산업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는 5G를 누가 최초로 상용화하는지에서 시작됐다. 당초 한국은 지난 5일 5G를 상용화할 것이라 공언했고 미국은 일주일 늦은 11일을 상용화 일정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미국의 버라이즌이 4일 5G를 기습 상용화할 것이라는 동향보고를 받은 정부가 통신사·제조사와 긴급회의를 열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국은 당초 예정보다 이틀 빠른 3일 밤 11시 5G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5G시대의 막을 올렸고 두시간 뒤인 4일 오전 1시 미국도 5G시대를 선언했다. 여기에 양국 정상이 4일간의 시차를 두고 5G산업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5G 상용화 기념행사에서 “이동통신 3사가 상용화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대한민국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은 절대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5G 최초 상용화는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4일 뒤인 12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G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가 미국을 앞지르는 걸 허용할 수 없다”며 “5G 경쟁에서 미국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오는 12월10일 사상 최대 규모의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FCC는 경매를 통해 총 5㎓ 상당의 주파수를 내놓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4㎓, 28㎓ 대역에서 1550㎒ 폭과 초고주파인 37㎓, 39㎓, 47㎓ 대역에서 3400㎒ 폭 등 사상 최대규모 주파수 경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FCC는 10년간 204억달러(약 23조1111억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미국 전역에 5G망을 구축하는 계획도 발표하면서 한미 양국의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짓 파이 FCC 위원장(오른쪽). /사진=로이터 |
◆단말기·인프라 앞섰지만…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의 5G 경쟁력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한국이 앞섰다. 가장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5G 단말기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토로라 ‘모토Z3’는 완전한 5G 전용 단말기가 아니다. 모토Z3는 모듈형으로 제작된 LTE 기반 스마트폰이다. 5G 통신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5G 모뎀칩이 탑재된 모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모토Z3는 완전한 5G 스마트폰으로 불리지 못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미 지난 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단말기가 정식 출시됐다. 갤럭시S10 5G는 LTE 모델인 갤럭시S10과 외형은 같지만 작동 방식이 전혀 다른 단말기로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5G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달 중 LG전자의 ‘V50 씽큐’, 5월 중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5G’ 출시도 예정돼 단말기부문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인프라에서도 한국은 미국을 크게 앞지른다. 이통3사 추산 전국 5G 기지국은 총 10만여개에 육박한다. 서울, 수도권, 전국 6대 광역시는 물론 고속도로, 백화점 등에도 5G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연말까지 전국에 7만~8만개의 5G기지국을 추가로 구축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미국의 경우 5G 기지국은 시애틀과 미니애폴리스 등 2개 도시에만 구축돼 있다. 절대적인 커버리지 면적에서도 한국이 미국보다 크게 앞섰다는 평가다. 최근 5G 신호 미흡 등의 불편이 제기됨에도 미국보다 네트워크 인프라는 확실하게 앞섰다는 얘기다.
◆5G 제대로 활용해야
다만 현재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5G의 특성을 살린 분야로의 확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한국은 인프라와 단말기에서 미국보다 앞서 있지만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5G산업의 주력으로 꼽히는 차세대서비스에서는 뒤처진다. 한국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초고화질 동영상서비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이 5G 전국망 구축에 나서면 주도권을 잃는 건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행정부는 5G를 사용할 활용처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3G와 LTE도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한 결과 지난 10년간 스마트폰, 클라우드컴퓨팅 등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주도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5G 관련 규제는 ‘네거티브’로 전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으로 금지한 것 외에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는 ‘사후규제 방식’이다.
통신업계는 스타트업과 중소 벤처기업을 통해 5G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면서 그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미국에 비해 인프라, 단말기부문에서는 확실하게 앞섰지만 초저지연, 초연결, 초고속 등 5G의 특성을 살린 분야에서는 미진한 게 사실”이라며 “전세계인을 매료시킬 수 있는 서비스, 5G 기술의 우수성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등장할 때 진정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9호(2019년 4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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