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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인 현대제철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된 가운데 제조업 현장에서 원·하청 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오는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집회에는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년째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2021년부터 원청인 현대제철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현대제철에 2025년 원청교섭을 20차례 요구했고 올해도 추가로 교섭을 요청했지만 회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교섭 역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비정규직 당진지회와 순천지회,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등 3개 지회는 지난 12일부터 현대제철을 상대로 2026년 단체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노조는 현대제철이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와 법원 판단이 이미 나온 만큼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제철 원청이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교섭 상대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역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와의 교섭을 거부한 현대제철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노조는 지난해 말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 이후 적법한 쟁의권도 확보했다. 현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 가결 절차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노조는 현대제철 본사가 아닌 현대차그룹 본사를 집회 장소로 선택했다. 현대제철 원청교섭이 진전되지 않는 배경에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원청교섭 문제 역시 그룹 차원의 방침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결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집회 포스터에도 '진짜 사장 재벌총수 정의선이 결단하라'는 문구가 담겼다.
금속노조는 이번 집회에 상당 규모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진지회의 경우 현대제철 당진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약 2000명이 파업 후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순천지회와 내화조업정비지회도 합류한다.
재계는 이번 사안을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둘러싼 대표적 분쟁 사례로 보고 있다. 개정 노조법은 하청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 확대가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실제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제조업 현장에서는 원청교섭 문제가 새로운 노사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가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단체교섭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앞두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도 포스코 노사가 협력사 직원 직고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이어가는 등 원·하청 관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현대제철 사례 역시 단순한 사업장 차원의 노사 갈등을 넘어 향후 제조업 전반의 원청교섭 기준을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원청교섭 요구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계열사와 협력업체를 포함한 원·하청 노사관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청교섭이 제도적으로 확대될 경우 협력업체 인사·노무 관리 체계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은 교섭 대상과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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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안녕하세요, 최유빈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