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동행미디어 시대'는 제호를 바꾸고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제활동 주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미디어의 역할을 다시 정립했다.


사회 각 구성원의 권리 요구와 공익의 가치 사이에서 기준을 정하는 것은 갈수록 더 복잡한 구조 속에 놓여 있다. 노조 활동을 보호해야 하는 제도와 규제, 그리고 기업 경영의 균형점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때다.

규제는 공정한 경쟁과 지속가능한 경영 활동을 전제해야 한다. 약자로서 보호되는 하도급사와 노동자의 권익만큼 중요한 것은 기업 경쟁력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부정할 수도 없다.


최근 건설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은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이어 기업들을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건설 하도급사를 상대로 한 원도급사의 '사용자성' 인정 문제를 놓고 여러 해석을 하고 있어 빠른 제도 수정이 요구된다. 사용자성 판단은 원도급사가 하도급 노조와 단체교섭 의무를 갖는지 결정하는 문제인데, 노동자의 근로계약 조건에 실질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에서 노동위는 노조의 손을 들어 포스코이앤씨가 하도급 노동자의 임금 지급, 안전 관리, 작업 공정을 결정하는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동위의 결정을 존중하며 교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사한 취지로 진행된 중흥건설의 사용자성 심사에서 노동위는 노동자의 인사, 채용, 징계 등에 원도급사가 관여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원·하도급사의 '직접 사용자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조의 교섭 신청을 기각했다.


과거 현대건설도 하도급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가, 당시 노동위와 법원은 노사 관계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원도급사의 지배력을 폭넓게 인정한 사례가 건설업계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사회 발전의 관점에서 볼 때 환영할 만한 변화다. 다만 건설업은 중층 하도급 구조가 광범위하고 가장 약한 고리인 하도급사가 실제 보호 조치에서 배제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한다.

건설노조와 단체교섭을 수용했던 포스코이앤씨가 한국·민주노총 산하 각 플랜트노조의 교섭 분리 요구로 기존 절차를 중단한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공정한 노동환경 구축이라는 법 취지가 최선의 결과만을 낳지 않는 점을 보여준다.

현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규제'의 대가다. 쟁의 행위의 대상이 사법 판단의 영역으로 넓혀지면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결단하지 못한다.

노동자의 권익과 기업 경영권을 보호하는 길이 반드시 평행선이어야만 할까. 진정한 의미의 동행은 희생이 아니라 서로가 인정하는 '룰'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노동자의 삶을 보듬는 정서만큼 중요한 것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정책의 디테일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법 시행의 보완 방안을 만드는 정책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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