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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100일을 맞아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법 시행 직후 우려했던 대규모 파업이나 노사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최근 노동위원회가 현대자동차와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잇달아 인정하면서 노란봉투법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현대차 하청노조 10곳이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관련 시정 신청'을 인용했다. 세부 결정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노동위가 현대차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노조에는 생산·연구직뿐만 아니라 보안·판매·미화·구내식당 조리 업무 종사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 역시 울산공장, 아산공장, 전주공장, 남양연구소 등으로 다양하다.
금속노조는 이번 결정을 근거로 현대차가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하청노조는 현재까지 4차례 교섭을 추진했으나 회사 측 불참으로 모두 무산된 상태다. 금속노조는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상대로도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최근 한화오션이 제기한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급식·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웰리브지회'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중노위는 조리실과 세탁실, 통근버스 등 작업장 내 노후 시설 개선이 한화오션의 협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했다.
이번 판정은 선박 건조와 같은 직접 생산 공정뿐만 아니라 급식·시설 관리 등 간접 지원 업무에 대해서도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개정 노조법의 핵심 개념인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대한 첫 판단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계는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노위 결정이 고용노동부의 노조법 해석 지침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는 구내식당 운영 등은 도급 계약에 따른 일반적 지시권 범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대차의 경우 구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8500여 곳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선, 철강, 전자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제조업 전반으로 유사한 교섭 요구가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금속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과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기아, GM한국사업장, 현대제철, 한화오션 등 완성차·철강·조선 업종 노조들이 대거 참여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방침을 두고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직고용 추진으로 기존 조합원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발하며 지난달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향후 임금 교섭과 연계해 쟁의권 확보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으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창사 이후 58년 만의 첫 파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하반기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시즌이 노란봉투법의 실질적 파급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무 수준, 교섭 의제 확대 가능성 등을 둘러싼 산업 현장의 논란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는 안전 및 작업 환경 개선을 계기로 시작된 교섭이 향후 임금, 성과급, 복리후생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직접적인 생산 하도급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 협력 관계까지 단체교섭 대상을 확장할 경우, 산업 전반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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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안녕하세요, 최유빈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