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바이오USA 현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왼쪽)과 김락곤 코트라 뉴욕무역관 관장. /사진=김동욱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중국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 속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임상 2상 중심의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프라인(개발물질) 개발 및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을 따라잡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바이오USA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이프라인 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중국은 미국의 4분의3 정도로 따라잡았다"며 "중국 기술수출 규모가 커지는 등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강점은 임상 데이터에서 비롯됐다는 게 이 부회장 시각이다. PoC(개념증명)가 끝난 임상 2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한 만큼 글로벌 기술수출 시장에서 강점을 갖는다는 게 골자다. 빅파마(대형 제약사) 등 기술을 확보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 입증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부회장은 "임상 3상과 관련된 부분이 단단하게 자리 잡으려면 임상 1상 이상의 데이터들이 아주 많아야 한다"며 "중국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생태계를 만들어가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임상 3상에 지원을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이 부회장은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재작년부터 펀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이 많은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펀드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상 2상 수준에서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임상 3상 지원 펀드도 물론 의미는 있지만 산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전 단계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은 이번 바이오USA에서 단일국가 기준 최대 부스를 꾸렸다. 바이오USA 한국관에는 51곳이 참여해 각 사 경쟁력을 뽐낼 계획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알테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DC(항체-약물 접합체) 협력을 진행 중인 인투셀 등 국내 주요 바이오텍들이 한국관에 자리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바이오USA에서는 처음으로 '코리아 라이징(Korea Rising) 세션이 별도로 마련됐다"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지원 프로그램이 강력하게 마련되면 (성장) 흐름을 빨리 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