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본관 소회의실에서 공수처 도입 및 검경수사권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본관 소회의실에서 공수처 도입 및 검경수사권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 비판하며 해외출장 일정을 단축했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해외출장 중인 문 총장은 오는 4일 조기 귀국한다. 지난달 28일 출국한 문 총장은 당초 오는 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현안 등을 이유로 일정을 단축시켰다.

귀국 이유인 '국내 현안'은 지난달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사안을 가리킨다. 


검찰은 실효적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경찰 권한을 강화시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법안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경찰이 모든 수사에 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는 수사지휘권 조항이 있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하면 검찰이 이를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이 사라지면 경찰이 스스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이 임의적으로 사건을 종결해도 알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검찰은 경찰이 사건을 넘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찰에 불기소권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전까지 특정 혐의를 재판에 넘길지 여부는 검찰이 법률적 판단에 따라 정해왔다. 그러나 이 부분에 경찰이 관여하면 검찰로 넘어오는 사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검찰은 자치경찰제(지역 주민이 뽑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경찰청장을 임명하고 신규 경찰을 충원하는 제도) 도입 등이 함께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과거 문 총장은 수사권 도입이 자치경찰제 도입과 연관돼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문 총장은 전날(1일)에도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정치권 등에서 문 총장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문 총장은 조기귀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오는 4일 귀국하는대로 검찰 대응 방안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문 총장이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