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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58)은 전신인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1등 공신이다. 취임 초기 노조와 마찰이 있었지만 회사의 질적 성장을 이끌며 연임에 성공하는 등 그룹 내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양 사장은 KB국민은행에 입사한 후 30년간 은행과 지주에 몸을 담았다. 2014년에는 LIG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이를 계기로 보험업계에 발을 들였다. 보험업이 생소한 그였지만 내실 기반 성장이 중요하다는 방침 아래 과감히 상품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과 변화무쌍한 회계기준에 무리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올 들어서는 그룹의 보험부문장까지 맡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생명·손해보험사를 모두 거느린 곳은 KB가 유일해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노사 갈등이 고민거리지만 양 사장은 노사가 동반자라는 철칙에 따라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사진제공=KB손해보험 |
◆인수 진두지휘 후 사장까지
양 사장은 KB금융에 입사해 금융인의 길을 걷다 2008년까지 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했고 2010년 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줄곧 지주에 몸을 담았다. 지주에서는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부사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인 2014년에는 신변의 변화를 예고하는 일이 발생한다. KB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LIG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한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본인도 예상치 못한 보험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양 사장은 LIG손보 인수 당시 KB금융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롯데손보보다 적은 금액을 써내고도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당시 LIG손보 노조는 동종업계인 롯데손보에 인수되면 구조조정이 될 것을 우려했다. 양 사장은 피인수 기업의 심리를 간파해 파고들었다.
LIG손보 인수전에서 승리한 KB금융은 2014년 KB캐피탈을 시작으로 KB손보, KB증권(옛 현대증권)을 잇따라 자회사로 들이며 비은행 강자로 떠올랐다.
LIG손보 인수 후 KB손보로 재출범하면서 대표이사를 맡은 양 사장은 취임 후 통합(PMI)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KB손보를 그룹에 빠르게 안착시켰다. 은행·카드·캐피탈 등 계열사와 자동차 관련 협업상품을 선보이는 등 KB브랜드 알리기와 계열사 시너지 창출을 동시에 꾀했다.
이에 힘입어 KB손보는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2017년 33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은행에 이어 그룹 내 2인자였던 국민카드(2968억원)를 제치고 그룹 2등 효자계열사로 올라섰다.
◆상품전략 ‘과감한 결단’
취임 초기에는 기존 임직원들에게 업무 전반을 맡기고 보험시장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보험산업이 은행과 확연히 달라 처음부터 본인의 색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회계기준과 감독기준(K-ICS) 변경에 대한 대응은 보험전문가도 쉽지 않은 과제다.
시간이 흐르면서 양 사장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을 위한 획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회계기준 변경을 위해서는 단순한 내실 제고로는 어렵다고 판단해 과감히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섰다. 장기 보장성보험을 세(歲)만기에서 연(年)만기로 바꾼 것이다.
세만기상품은 80·100세 만기를, 연만기는 10·20년 납입 만기상품을 말한다. 세만기상품은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자산부채종합관리(ALM)가 어렵고 회계기준 변경 시 부담이 더 커진다. 이론적으로 연만기가 유리하지만 같은 보험료라면 보장기간이 더 긴 세만기가 유리하다. 영업현장에서도 연만기보다 세만기상품 판매가 유리해 다른 손보사들은 선뜻 시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양 사장은 결단을 내리고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연만기에 집중한 곳은 KB손보가 사실상 최초다. 당시 업계에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자본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KB손보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12%대에서 지난해는 13%대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타 손보사도 연만기상품을 선보이는 등 KB손보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노사갈등 풀고 보험성장 이끌까
양 사장은 올해부터 그룹 보험부문장을 맡게 됐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생·손보사를 보유한 유일한 지주인 만큼 양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보험업 환경이 좋지 못해 영업환경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그럴싸한 그림을 보여주기가 쉽지도 않다. 지난해 KB금융의 보험부문 당기순이익은 2772억원으로 여신(4425억원), 금융투자(2185억원) 사이에 놓였다.
양 사장은 생·손보사를 모두 보유했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아부터 종신까지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른 보험 상품을 다각화했다. 또한 고령화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나 환경 변화에 따른 맞춤상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험부문 성장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한축을 확실히 담당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노조와의 마찰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LIG손보를 인수할 당시 2020년까지 5년간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회계변경에 따른 부담 등의 이유로 희망퇴직을 제안했고 노조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거부에 나섰다.
임단협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벌써 6개월이 넘어간다. 인수 첫해인 2016~2017년 임단협도 원활하게 끌어가지 못해 노조와의 불협화음은 더 커졌다. KB손보 노조가 보험업계에서 강성에 속한다는 점도 양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양 사장은 노조와 소통을 강화해 회사와 직원이 모두 윈-윈(Win WIn)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도출해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지속적으로 노조에 손을 내밀어 화합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 사장은 “회사와 노조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노사 간 상호 신회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화합해 동반자로서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회사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9호(2019년 7월2일~7월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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