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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먹구름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과의 수출갈등이 심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수출이 더 위축될 위기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이자 경제뇌관인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풀어 경제 살리기에 나섰지만 '경제강국'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머니S>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한국경제 길을 묻다'를 주제로 국민과 기업, 경제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3가지 설문에 5000여명이 참여했고 2년간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허심탄회하게 평가했다.<편집자주>
[한국경제, 길을 묻다-②] 기업이 바라는 경제정책은?
4차 산업혁명의 큰 물결 속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한발 앞서 혁신하지 못한 기업들은 새로운 흐름에서 밀려나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머니S>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올해 실적 및 경기전망과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들어봤다. 설문은 8월5~14일 열흘간 진행됐으며 100대기업 중 총 64개 개업이 참여했다.
| 지난 7월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
◆대외환경 변화에 실적 '먹구름'
기업들은 올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연초 사업계획 수립 시 대비 연간실적이 어떨 것으로 전망되느냐’는 질문에 46.9%가 ‘악화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7.8%는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답변은 10.9%에 그쳤으며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계획과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은 42.2%였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올해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은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 마찰 등 대외환경 악화’(66.7%, 복수응답)를 꼽았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제품에 관세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9월1일부터 나머지 모든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기존에 부과하던 관세를 25%에서 30%로 올리고 추과관세는 10%에서 15%로 올렸다.
관세를 올리게 되면 수출장벽이 높아지고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든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68.8%에 달해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쉽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 기업들의 올해 실적전망이 어두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또한 대외환경 변화 외에도 ▲제품 및 시장수요 감소(63.3%) ▲원자재, 인건비 등 비용확대(30.0%) ▲사업 투자비용 증가(20.0%) ▲미래기술 등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증가 등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비해 추진하는 대책으로는 ▲수출입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시장 개척 ▲부실사업 및 사업구조 재편이 각각 56.7%(복수응답)로 나란히 1위에 꼽혔다. 통상환경 변화에 대비한 시장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주력사업과 비주력사업을 철저히 구분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구개발 확대 통한 원천기술 확보 노력(40.0%) ▲기존사업 및 신사업 투자축소(20.0%) ▲인력감축 및 재산매각 등 재무건전성 관리(6.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일본 수출규제보다 국내 규제가 더 부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기업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응답 기업들의 27.2%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사업추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57.8%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변했다. 7.8%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차분하게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다. 이미 대외환경 변화에 대비해 수출입시장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 등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보다는 국내 규제현황에 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현재 체감하는 우리나라의 규제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76.6%가 ‘높다’고 응답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매우 높다’는 의견은 14.1%, ‘다소 높다’는 의견은 62.5%였다. ‘낮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그간 정부의 규제완화 추진 정책이 기업에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최근 정부도 일보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다양한 기업 지원정책을 내놨다. 기존의 규제일변도 방식에서 벗어나 긴급성이나 예외성이 인정되는 경우 연장 근로를 허용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 허용 등의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또한 기업의 최대주주가 지분을 상속·증여할 때 적용되던 세율 할증률을 대기업의 경우 기존 30%에서 20%로 낮추고 중소기업은 아예 면제하며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1%에서 2%로, 중견기업은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7%에서 10%로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세제지원도 시행한다.
이외에도 해외사업장 생산량을 25%만 줄여도 유턴기업의 혜택을 주고 전국 7개 지자체를 규제특구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규제완화로 기업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수준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과반은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구체적으로 ‘다소 부족하다’는 응답은 46.9%였고 ‘매우 부족하다’는 답변은 9.4%였다. ‘적정하다’는 의견은 6.3%에 그쳤다.
◆규제 더 풀고 노동유연성 높여야
아울러 ‘정부의 이번 지원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0%에 가까운 기업들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64.1%는 ‘제한적’이라고 답변했고 4.7%는 ‘아예 없을 것’이라고 답한 것. ‘다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은 26.6%였으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건도 없었다.
이는 재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에 대해선 ▲업종·규모·지역별 구분적용 ▲산정기준 시간의 합리적 해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차등 적용 등을 촉구한다.
또한 주52시간제와 관련해선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 ▲한시적 인가연장근로 등을 도입해 기업의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수단 등의 도입을 촉구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기업들은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신사업 지원 확대(26.6%) ▲법인세·상속세 완화 등 세제감면 확대(21.9%) ▲투자 및 고용관련 세제지원 확대(21.9%) ▲원친기술 등 R&D비용 자금지원 확대(15.6%) ▲환율 및 금리 안정화(14.1%) 등의 지원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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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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