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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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며 저물가발 경제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디플레이션 진입은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이른바 ‘3저 현상’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이 이달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지난해 8월(104.85)과 같다. 지수 변동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들여다보면 -0.04%다. 전년 대비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인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0%대 이하를 기록했다.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가장 길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하락(물가상승률 기여도 -0.59%포인트)과 정부 복지정책(-0.20%포인트), 유가(-0.15%포인트) 등 공급 측면과 정책이 마이너스 물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원인이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1%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저물가는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이라며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플레이션은 가계·기업·정부 등 각 경제 주체에 혹독한 시련을 안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단 한번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고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경기침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초읽기'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8월만 놓고 보면 원론적 의미의 디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0%대 저물가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0%대 물가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자체가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가 하락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간이 짧고 아직은 폭이 미미해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하거나 폭이 확대되면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저물가와 함께 저성장도 나타나는 점이다. 한은이 발표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0% 증가해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 1.1%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연간 2% 성장이 어려워진 것이다. 물가가 낮고 성장이 둔화되면서 저금리 기조도 장기화하고 있다. 출산율 하락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동생산성 하락, 생산혁신 부족, 경제규모 확대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잠재성장률과 자연이자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만큼 산업인구 재정 통화정책 전반에서 새로운 대책이 요구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