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4일 취재진이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4일 취재진이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가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해당 수사를 위해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4일 오전 11시30분쯤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7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은 유재수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뒤 10월 감찰에 착수했다가 돌연 중단한 바 있다.

감찰 과정에서 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엑셀시트로 100시트가 넘는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서울동부지검이 확인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천경득 청와대 행정관과 윤건영 실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복수의 금융위 인사를 논의하고 유 전 부시장을 통해 인사에 개입했는지 수사 중이다.


검찰의 이번 청와대 압수수색은 이 포렌식 자료의 원본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료확보는 대통령비서실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는 이유로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청와대는 "(해당 자료를) 폐기했다"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 조사를 받은 특감반원들은 "(자료를) 청와대에 두고 나왔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수사 개입 논란 등 검찰과의 갈등이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의식하듯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

다만 전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달라"고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언론 기사 등의 출처가 '검찰발(發)'이라고 의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며 검찰이 '짜 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 청와대 감찰반원 A씨의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검찰이 별건 수사로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같은 청와대와 여당의 공세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가 진행될 때에는 검찰을 옹호하다가 태도를 한순간에 뒤바꾸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결국 검찰이 이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해서 혐의점을 입증하는 결과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범죄 혐의를 수사해서 법원의 심판을 구하는 '공무원' 조직인만큼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수사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청와대는 4일 고민정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해 접수한 최초 제보와 이첩 경위가 숨진 A씨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 결과 경찰 출신이거나 특감반원이 아닌 (다른)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된 내용을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인이 된 수사관은 (해당) 문건 작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고인의 발인이 있는 날이다. 이것으로 더이상 억측과 허무맹랑한 것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아달라"며 "유서조차 바로 보지 못한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