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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생 박찬구, 60년생 최태원·이재현·정태영·정몽진 등 존재감↑
72년생 정유경·정지선·허은철 등 활약 기대… 84년생 오너도 눈길
‘흰쥐의 해’인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되면서 쥐띠 경영인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된다. 예로부터 쥐는 기민하고 부지런하며 번식력까지 왕성해 재물, 다산, 풍요, 지혜 등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다.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올 한해, 쥐띠 경영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노련한 백전노장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1948년 출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올해 만 72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경영일선에서 건재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1966년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1971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통계학 학사와 2009년 아이오와대학 명예 이학 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대기업 회장답지 않은 검소하고 소탈한 성격에 조용하고 진중한 성품을 갖췄단 평가를 받는다.
경영측면에서도 백전노장다운 수완을 보여준다. 지난해 석유와 화학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며 업계 전반의 실적이 저조했던 상황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경쟁사 대비 선방했다. 3분기 주력사업인 합성고무의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잠시 악화되긴 했으나 4분기부터 다시 안정세를 되찾았다.
올해에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으로 합성고무가 대체제로 주목받으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부타디엔고무(BR)나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등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연산 40만톤에서 55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려 가동에 들어간 NB라텍스 공장의 증설효과가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금호석화의 수익성 증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올해 환경·안전경영에도 더욱 힘을 쓸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제품의 입고에서부터 생산, 출하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활용되는 화학제품을 화학물질관리시스템(KCMS)으로 관리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60년생으로 올해 만 60세인 쥐띠 CEO다. 평소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알려진 최 회장은 올해도 사회적 가치 구체화와 글로벌 연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평소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시민’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한다는 경영지론을 적극 전파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SK 계열사의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 계열사의 메인사업이 사회적 가치와 연계되거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추상적 개념인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지표화 할 수 있는 SK만의 측정 기준을 공개했다. 특히 바스프, 글로벌4대 컨설팅 법인,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 비영리법인 VBA을 만들어 현재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다.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올해 마련될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사회적 가치가 원활하게 창출될 수 있다며 CEO들에게 구체적인 행복전략 이행방안 구상을 주문한 바 있다.
◆위기극복 최전방에 - 이재현 CJ그룹 회장
1960년생 쥐띠 CEO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2020년은 중요한 해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재무건정성 악화로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글로벌 1등이 되겠다는 ‘월드베스트 CJ’ 비전달성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이 회장은 위기극복 전략을 마련해 그룹의 방향타를 정상궤도로 돌려놔야 한다.
이 회장은 올해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부진이 M&A를 비롯한 무리한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한 만큼 올해는 내실을 다져 경쟁력을 제고 하는 전략이다. CJ는 지난해 말부터 불필요한 유휴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해 재무건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1조원의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이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올해 후계구도에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최근 CJ 주식 184만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상무와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92만주씩 증여했다. 지분 증여를 통한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선호 부장이 마약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 부장은 대마 흡연 및 밀반입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고 이달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내실다지는 혁신가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최태원·이재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1960년생 동갑내기 쥐띠 CEO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나온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10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부사장에 선임된 이후 회사를 업계 4위에 올려놓은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임직원, 소비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펼치고 있으며 해외 유명 팝가수들의 한국 공연을 주도하는 등 문화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창고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권을 따낸 데도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코스트코 독점계약으로 회원수와 개인 신용판매 등이 늘어났지만 금융부문 이익 축소로 실적이 악화된 것. 하지만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카드론 등 대출상품 취급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보단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한 셈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현대카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는 최근 IPO 대표주관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을 낙점했다. 공동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계열분리 후 새출발 - 정몽진 KCC 회장
정몽진 KCC 회장도 1960년생 쥐띠 CEO다. 2000년에 회장직에 취임 후 회사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지휘한 인물이다. 2003년 국내에서 최초로 폴리실리콘의 원료가 되는 모노머를 개발하고 2008년 독자기술로 폴리실리콘 생산에 성공하는 데 기여하며 건축자재와 도료를 넘어 실리콘으로 KCC의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올해는 새로운 출발을 앞뒀다. 동생인 정몽익 부회장과 지난해 말 계열분리 발판을 마련하고 사실상 독자경영을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KCC는 올해 1월1일부로 존속회사 KCC와 신설회사 KCC글라스로 인적분할했다. 존속회사 KCC는 화학·신소재부문을, 신설회사 KCC는 유리·상재·홈씨씨인테리어부문을 맡는다.
정몽진 회장은 기존 KCC를 맡아 앞으로 실리콘과 도료사업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 정밀화학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적인 실리콘기업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 인수를 계기로 해외 사업에 무게를 실을 계획이다.
KCC는 세계3대 실리콘업체인 미국 모멘티브를 30억달러에 인수하고 현재 마무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 초 모멘티브가 KCC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멘티브가 편입되면 KCC는 그간 자체적으로 다져온 실리콘 기술력과 합쳐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격경영 가속페달 -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1972년생으로 올해 만 48세의 젊은 쥐띠 CEO다.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진학해 3학년 재학 중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한 뒤 고속승진을 거쳐 2007년 12월 만 35세의 나이로 회장직에 올랐다.
정 회장은 대외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M&A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리바트(현대리바트), 한섬, SK네트웍스 패션부문, 한화L&C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외형확대를 진두지휘 했다. 점포수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2009년 이후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킨텍스점, 대구점, 충청점, 디큐브시티, 판교점 등 잇따라 점포를 확대했다.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송도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도 오픈했고 면세점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도 열었다.
정 회장은 올해도 공격적인 경영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아울렛 오픈이 예정됐으며 내년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도 연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19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킨 것도 이 같은 공격경영 기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의 승부사 -정유경 신세계 사장
1972년생 쥐띠 CEO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경영인 중 하나다.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마트, 편의점, 복합쇼핑몰사업 담당하고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화장품사업을 맡고 있다.
외부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경영에 있어서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다. 백화점의 경우 온라인쇼핑의 발달로 오프라인매장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명동본점, 센트럴시티, 부산센텀시티, 대구신세계 등을 대형화·고급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쟁 백화점들의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신세계백화점만 나홀로 영업이익 상승세를 이어갔다.
면세점사업도 마찬가지다. 면세점업계가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며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권을 반납하는 와중에 정 사장은 2015년 뒤늦게 면세사업에 뛰어들어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키는 데 성공하며 신세계면세점을 ‘빅3’ 반열에 올려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도 인수 7년 만인 지난해 매출을 100배 이상 성장시키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가구업체인 까사미아의 적자는 정 사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2017년까지 19년 연속 흑자를 낸 까사미아는 2018년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이 올해 까사미아의 적자탈출을 위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6년 연속 매출 ‘1조클럽’ 도전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1972년생 쥐띠 CEO다. 창업자인 고(故)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의 손자이자 2세 경영인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으로 1998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다가 2015년 조순태 전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에 취임했고 2016년 단독대표에 올랐다.
허 사장은 R&D 투자와 백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B형간염백신, 수두백신, 계절독감백신 등 국가 필수 예방 접종 백신의 3종 중 2종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고 R&D 집중투자로 세계 3번째로 B형간염 백신인 ‘헤파박스-B’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접종 가능 연령대를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했다.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허 사장 체제에서 GC녹십자는 5년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6년 연속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캐나다 연방보건부에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IVIG-SN)의 품목 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획득하고 퀘벡주 몬트리올에 2017년 준공한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도약 준비하는 조율가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1972년생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보스턴칼리지를 졸업해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합류한 뒤 입사 4년 만에 한미약품의 주력 해외계열사인 북경한미약품의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고 200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에 선임된 이후 2016년부터 단독대표를 맡았다. 한미약품 사장도 겸하고 있다.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수학하고 언더그라운드밴드 ‘로맨틱소울 오케스트라’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는 임 사장은 평소 조율과 조화를 추구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부터는 350여개 제약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바이오협회의 이사장을 맡아 업계와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은 올해 본격적인 회사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경구용 항암신약 후보물질 ‘오락솔’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미국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한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FDA의 시판허가도 이르면 올 하반기 나올 전망이다.
이외에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을 8월 완료할 계획이며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HM15211’의 미국 임상1상 결과도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성장 기대되는 1984년생 쥐띠 오너
올해 1984년생 쥐띠 오너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아직 회사의 대표직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경영일선에 전진배치 돼 차분히 후계구도를 밟아나가며 차세대 CEO로서의 능력을 키우고 있다.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전무는 2018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며 리더로서의 경험과 능력을 쌓아 후계구도를 완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약품 오너 4세인 윤인호 상무도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참여를 공식화 했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한 뒤 4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지난해부터 생활건강사업부와 일반의약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동화약품에 약 100억원대 규모의 유리병 용기를 납품하는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앤피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주식 15.22%를 보유한 최대주주 회사로 사실상 윤 상무를 중심으로한 승계구도를 구축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전무를 중심으로 3세경영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 브랜다이즈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삼정KPMG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뒤 2011년 대원제약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2016년 상무 승진 후 해외사업과 신사업, 마케팅을 이끌어왔다. 현재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72년생 정유경·정지선·허은철 등 활약 기대… 84년생 오너도 눈길
‘흰쥐의 해’인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되면서 쥐띠 경영인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된다. 예로부터 쥐는 기민하고 부지런하며 번식력까지 왕성해 재물, 다산, 풍요, 지혜 등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다.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올 한해, 쥐띠 경영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노련한 백전노장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
경영측면에서도 백전노장다운 수완을 보여준다. 지난해 석유와 화학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며 업계 전반의 실적이 저조했던 상황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경쟁사 대비 선방했다. 3분기 주력사업인 합성고무의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잠시 악화되긴 했으나 4분기부터 다시 안정세를 되찾았다.
올해에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으로 합성고무가 대체제로 주목받으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부타디엔고무(BR)나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등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연산 40만톤에서 55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려 가동에 들어간 NB라텍스 공장의 증설효과가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금호석화의 수익성 증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올해 환경·안전경영에도 더욱 힘을 쓸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제품의 입고에서부터 생산, 출하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활용되는 화학제품을 화학물질관리시스템(KCMS)으로 관리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
최 회장은 평소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시민’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한다는 경영지론을 적극 전파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SK 계열사의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 계열사의 메인사업이 사회적 가치와 연계되거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추상적 개념인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지표화 할 수 있는 SK만의 측정 기준을 공개했다. 특히 바스프, 글로벌4대 컨설팅 법인,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 비영리법인 VBA을 만들어 현재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다.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올해 마련될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사회적 가치가 원활하게 창출될 수 있다며 CEO들에게 구체적인 행복전략 이행방안 구상을 주문한 바 있다.
◆위기극복 최전방에 - 이재현 CJ그룹 회장
|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CJ |
이 회장은 올해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부진이 M&A를 비롯한 무리한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한 만큼 올해는 내실을 다져 경쟁력을 제고 하는 전략이다. CJ는 지난해 말부터 불필요한 유휴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해 재무건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1조원의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이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올해 후계구도에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최근 CJ 주식 184만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상무와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92만주씩 증여했다. 지분 증여를 통한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선호 부장이 마약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 부장은 대마 흡연 및 밀반입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고 이달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내실다지는 혁신가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현대카드 |
2003년 10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부사장에 선임된 이후 회사를 업계 4위에 올려놓은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임직원, 소비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펼치고 있으며 해외 유명 팝가수들의 한국 공연을 주도하는 등 문화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창고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권을 따낸 데도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코스트코 독점계약으로 회원수와 개인 신용판매 등이 늘어났지만 금융부문 이익 축소로 실적이 악화된 것. 하지만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카드론 등 대출상품 취급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보단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한 셈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현대카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는 최근 IPO 대표주관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을 낙점했다. 공동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계열분리 후 새출발 - 정몽진 KCC 회장
| 정몽진 KCC 회장 / 사진=KCC |
올해는 새로운 출발을 앞뒀다. 동생인 정몽익 부회장과 지난해 말 계열분리 발판을 마련하고 사실상 독자경영을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KCC는 올해 1월1일부로 존속회사 KCC와 신설회사 KCC글라스로 인적분할했다. 존속회사 KCC는 화학·신소재부문을, 신설회사 KCC는 유리·상재·홈씨씨인테리어부문을 맡는다.
정몽진 회장은 기존 KCC를 맡아 앞으로 실리콘과 도료사업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 정밀화학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적인 실리콘기업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 인수를 계기로 해외 사업에 무게를 실을 계획이다.
KCC는 세계3대 실리콘업체인 미국 모멘티브를 30억달러에 인수하고 현재 마무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 초 모멘티브가 KCC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멘티브가 편입되면 KCC는 그간 자체적으로 다져온 실리콘 기술력과 합쳐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격경영 가속페달 -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 사진=현대백화점 |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한 뒤 고속승진을 거쳐 2007년 12월 만 35세의 나이로 회장직에 올랐다.
정 회장은 대외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M&A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리바트(현대리바트), 한섬, SK네트웍스 패션부문, 한화L&C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외형확대를 진두지휘 했다. 점포수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2009년 이후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킨텍스점, 대구점, 충청점, 디큐브시티, 판교점 등 잇따라 점포를 확대했다.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송도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도 오픈했고 면세점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도 열었다.
정 회장은 올해도 공격적인 경영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아울렛 오픈이 예정됐으며 내년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도 연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19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킨 것도 이 같은 공격경영 기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의 승부사 -정유경 신세계 사장
|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사진=신세계 |
외부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경영에 있어서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다. 백화점의 경우 온라인쇼핑의 발달로 오프라인매장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명동본점, 센트럴시티, 부산센텀시티, 대구신세계 등을 대형화·고급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쟁 백화점들의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신세계백화점만 나홀로 영업이익 상승세를 이어갔다.
면세점사업도 마찬가지다. 면세점업계가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며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권을 반납하는 와중에 정 사장은 2015년 뒤늦게 면세사업에 뛰어들어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키는 데 성공하며 신세계면세점을 ‘빅3’ 반열에 올려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도 인수 7년 만인 지난해 매출을 100배 이상 성장시키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가구업체인 까사미아의 적자는 정 사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2017년까지 19년 연속 흑자를 낸 까사미아는 2018년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이 올해 까사미아의 적자탈출을 위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6년 연속 매출 ‘1조클럽’ 도전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 사진=GC녹십자 |
허 사장은 R&D 투자와 백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B형간염백신, 수두백신, 계절독감백신 등 국가 필수 예방 접종 백신의 3종 중 2종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고 R&D 집중투자로 세계 3번째로 B형간염 백신인 ‘헤파박스-B’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접종 가능 연령대를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했다.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허 사장 체제에서 GC녹십자는 5년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6년 연속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캐나다 연방보건부에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IVIG-SN)의 품목 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획득하고 퀘벡주 몬트리올에 2017년 준공한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도약 준비하는 조율가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 사진=한미사이언스 |
이후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고 200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에 선임된 이후 2016년부터 단독대표를 맡았다. 한미약품 사장도 겸하고 있다.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수학하고 언더그라운드밴드 ‘로맨틱소울 오케스트라’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는 임 사장은 평소 조율과 조화를 추구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부터는 350여개 제약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바이오협회의 이사장을 맡아 업계와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은 올해 본격적인 회사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경구용 항암신약 후보물질 ‘오락솔’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미국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한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FDA의 시판허가도 이르면 올 하반기 나올 전망이다.
이외에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을 8월 완료할 계획이며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HM15211’의 미국 임상1상 결과도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성장 기대되는 1984년생 쥐띠 오너
| (왼쪽부터)이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 전무, 윤인호 동화약품 상무, 백인환 대원제약 전무. / 사진제공=각사 |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전무는 2018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며 리더로서의 경험과 능력을 쌓아 후계구도를 완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약품 오너 4세인 윤인호 상무도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참여를 공식화 했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한 뒤 4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지난해부터 생활건강사업부와 일반의약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동화약품에 약 100억원대 규모의 유리병 용기를 납품하는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앤피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주식 15.22%를 보유한 최대주주 회사로 사실상 윤 상무를 중심으로한 승계구도를 구축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전무를 중심으로 3세경영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 브랜다이즈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삼정KPMG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뒤 2011년 대원제약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2016년 상무 승진 후 해외사업과 신사업, 마케팅을 이끌어왔다. 현재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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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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