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 카드 통할까…

자유한국당이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에 대응해 '비례한국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비례한국당, 꼼수일까 묘수일까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만약 좌파세력이 연동형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비례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한국당의 비례대표만 공천할 일종의 '위성 정당'을 뜻한다. 

범여권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전 선거법 때보다 정당 득표율의 중요성이 커진다. 때문에 당 지지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한국당은 현재 갖고 있는 비례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한국당은 비례대표만을 위한 정당을 따로 만들어 의석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비례한국당이 만들어지면 지역구는 자유한국당 후보자를, 정당투표는 비례한국당을 찍어달라고 유권자들을 유도하게 된다. 단일 정당이면 정당 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가 많아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어렵겠지만 비례한국당으로 따로 투표할 경우 30%의 득표율을 받으면 비례의석 30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현 가능성 떨어지나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한국당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1일 비례한국당 창당과 관련해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한국당이 소위 비례한국당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를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만일 어떤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는 물론 지역구 후보와 선거운동원 관계자는 다른 정당 비례대표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88조에 따르면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또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이라도 다른 당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역구 등에 출마하지 않은 정당 간부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선관위는 "선례가 없어서 당장 답하기는 어려우나 지역구 후보자나 선거운동 관계자가 아닌 해당 정당의 대표 등 간부가 다른 정당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지는 세부적 법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만약 선관위가 '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일체 내지 않으면 비례한국당 선거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선거운동이 가능한 사람은 한국당 지역구 후보자나 지역구 선거운동 관계자가 아닌 간부에 한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나 심재철 원내대표 등 주요 간부들은 지역구 후보 등록을 포기해야만 비례한국당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의원은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창당 운운은 선거제도 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허풍일 가능성 크다"며 "정 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해 선거운동을 하고 싶으면 황교안 대표가 국회의원 포기하고 선거운동을 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혹 (비례한국당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국민이 이런 가설 정당을 선택할리도 만무하며,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다"며 "자유한국당의 공연한 도발을 끝내기 위해 4+1 정당은 조속히 선거법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