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한 모나미, ‘반등’한 하이트
“감성에 치우친 묻지마 투자 경계해야”

전북 전주시 홍산중앙로 일본식 주점 앞에 'NO재팬' 이미지와 함께 당분간 일본술 판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DB
전북 전주시 홍산중앙로 일본식 주점 앞에 'NO재팬' 이미지와 함께 당분간 일본술 판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DB

지난해 여름 한국을 상대로 한 일본정부의 수출규제로 한·일 무역갈등이 불거졌다. 주식시장에서도 일본 수출규제 수혜주로 ‘애국테마주’가 각광을 받았다. 일본제품 선호도가 높았던 분야 등에서 국내 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실적 개선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일부 종목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8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반도체와 TV디스플레이 핵심재료 3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애국테마주가 핫한 테마로 주목받았다.


당시 국산 필기구업체 모나미, 하이트진로홀딩스 등이 애국테마주로 분류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일제 불매운동이 필기구와 주류 분야 등으로 확산하면서 국산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모나미 ‘주춤’… 시들해진 애국테마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모나미 매장에서 시민들이 모나미 'FX153 광복절 기념 패키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DB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모나미 매장에서 시민들이 모나미 'FX153 광복절 기념 패키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DB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산 필기구업체 모나미는 일본의 경제제재가 본격화된 지난해 7월1일부터 31일까지 23거래일 동안 122.38% 급등했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홀딩스(18.33%)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속해 있는 시장에서 일본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이다. 문구류업계에 따르면 연간 4조원에 이르는 국내 필기류시장은 일본 업체가 70% 이상을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산 제품에 밀리던 국산제품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모나미는 지난해 7월 온라인몰에서 한주 만에 문구류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고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일본산 맥주 대체 종목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실적이 뒷받침 된 기업들은 불매운동을 계기로 승승장구했다. 반면 일부 종목은 거품이 빠지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그만큼 테마주 투자는 주의를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NO JAPAN!’ 열풍에 ‘애국테마주’ 희비


최근 3개월간 모나미 주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9월25일 장중 최고점인 5070원을 기록한 뒤 12월3일에는 장중 3375원까지 33.43% 급락했다. 불과 3개월 전 각광받던 애국테마주들은 회복 중인 국내증시 시장과 상반되는 모양새다. 오히려 일본의 수출 규제 전 수준으로 주가가 돌아가고 있다.

모나미는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5억6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어난 315억4900만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가 각각 11%와 7%씩 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그 와중에 모나미는 지난 7월18일과 8월29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억원, 21억원의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증권가에선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애국테마주가 지나치게 과열된 상황에서 실적 개선 없이 투자심리로 인해 과도하게 주가가 오른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국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에 끝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사히 누른 품질의 ‘테라’

서울의 대형마트에 국내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DB
서울의 대형마트에 국내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DB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효과를 본 기업도 있다. 2010년 이후 8년간 물량 기준으로 연 평균 30%씩 성장한 수입맥주시장의 간판 주자인 아사히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하이트진로홀딩스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7월1일부터 12월23일까지 121거래일 동안 42.77% 급등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인 ‘테라’의 초기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다. 일본맥주 판매량까지 급감하면서 테라의 점유율은 껑충 뛰어올랐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67억원, 51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4978억원 대비 5.8%,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325억원보다 59.38% 증가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실적 개선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국내 소주·맥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한 테라의 4분기 매출은 810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해 2분기(369억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가파르게 상승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인 ‘테라’의 매출 성장세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며 “테라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약 8% 수준에서 2020년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맥주 판매량이 급감하고 수입맥주의 역성장이 심화하면서 테라의 점유율 상승세는 앞으로 더 탄력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이트진로는 오는 2020년 맥주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과 매출액의 상승은 곧 가파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