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란군 일인자인 거셈 솔레이마니(63) 사령관을 폭사시켰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은 트럼프가 사용한 군사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미군은 이날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 도로에서 솔레이마니가 탑승한 차량을 미사일로 공습했다. 미사일은 미군 드론에서 발사됐다. 미군의 공습으로 솔레이마니와 함께 이라크에서 반미 활동을 벌이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 8명이 숨졌다.
이란 혁명수비대 최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62)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드다그 공항에서 폭격당해 사망했다. /사진=로이터

이란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오전 긴급성명에서 “그의 순교는 평생의 헌신에 대한 신의 보상”이라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사흘간 추모 기간을 선포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으로 계급은 소장이지만 하메네이 다음으로 사실상 이란의 ‘권력 서열 2인자’다. 쿠드스군이 혁명수비대의 해외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그는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레바논 헤즈볼라·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정책과 작전을 설계하는 핵심이다. 혁명수비대는 정치권과 경제계까지 영향력이 큰 만큼 그의 실제 권력은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4년 주기의 대통령 선거 때마다 솔레이마니는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출마 후보로 거론됐다.

미국은 2007년 그가 이끄는 쿠드스군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쿠드스군은 2만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혁명수비대 가운데 쿠드스군을 테러 지원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미국 대사관 습격과 방화, 미군 시설에 대한 미사일 폭격 등에 대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라크 미군시설에 대한 포격, 최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시위대의 습격과 방화를 솔레이마니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펜타곤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솔레이마니 장군과 쿠드스군은 미국과 동맹군 수백명의 사망과 수천명 이상의 부상에 책임 있다”며 “이번 타격은 앞으로의 공격 계획을 저지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가 이란 대 미국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며 제거 조치를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도 논란이 됐다. 코네티컷주 하원의원인 크리스토퍼 머피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적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미국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 2인자를 암살을 했고 대규모 지역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트위터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