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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출과 세제,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를 강화한 12‧16부동산대책을 발표한지 3주 만에 전세시장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집값은 강남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전셋값은 반대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도 전셋값을 안정시킬만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모양새다.
◆내집 마련 부담, '전세 연장' 선호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주간 0.08% 상승해 일주일 전 0.10%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률이 0.02%포인트 감소했다.
정부의 12·16대책에 따라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한도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억원 초과분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40%에서 20%로 줄어들고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아예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다.
강남 일대 재건축아파트는 시세가 한달 새 2억∼3억원 내려 급매물도 안팔리는 상황이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잠실주공1단지 전용면적 76㎡는 최근 호가가 19억5000만원으로 한달 새 2억~3억원 내렸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률이 같은 기간 0.23%에서 0.19%로 둔화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전셋값은 0.37%에서 0.33%로 상승률이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내집 마련이나 매매를 계획하던 실수요자가 전세 연장으로 돌아서고 오는 6월까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 면제돼 매물이 늘어난 반면 전세공급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집값이 정체하거나 내릴 가능성이 높아져 전세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전세대출 보증잔액은 지난해 9월 말 60조4648억원으로 2018년 말 50조3681억원 대비 10조원가량 늘었다. 시중은행은 HF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보증을 통해 전세대출을 승인하는데 전체 전세대출의 98% 가량이 보증대출이다. HF의 보증 점유율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2·16대책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경우 대출 증가율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2018년 9·13대책 때도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전세대출이 급증한 바 있다. 정부는 모든 보증기관의 전세보증을 1주택자 시세 9억원 초과 시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에선 집주인들이 공시가격 상승과 종합부동산세율 상승으로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금을 올리거나 준전세(반전세)를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내리고 월세로 전환할 때 환산 이자인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4%로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인 3%보다 높았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세매물이 줄어들수록 준전세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행 2주택자는 전세대출이 불가능하고 9억원 이상 아파트 보유자의 신규 전세대출도 막힌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12·16대책 후폭풍에 따른 전셋값 급등에 대해 “전세가격을 모니터링해 시장상황이 과열되거나 이상징후가 있을 때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금 당장 검토하는 추가대책이 없다”며 “전세 이용은 주로 서민층이라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추가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건설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세시장 추가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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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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