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장동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 하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진칼 주요 주주인 KCGI, 반도건설과 연대해 조 회장을 몰아내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주주간 연대가 공식화되면서 오너일가의 퇴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 주목된다.

◆조현아의 목적은 조원태 아웃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이하 한진칼 세 주주)은 3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고 “국민의 기업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세 주주는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특정 주주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는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현아 빠진 한진가 vs 세 주주 대결구도

조 전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연대함에 따라 조 회장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진칼은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될 경우 그룹 내 영향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번 한진칼 주총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한진가 대주주 등과 세 주주간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번 세 주주 연대에 대해 “가족간 합의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진칼 주요 주주의 지분율은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정석인하학원 및 특수관계인 4.15% ▲KCG 17.29% ▲반도건설 8.2%(의결권이 있는 지분) ▲델타항공 10.0% ▲국민연금 4.11% ▲카카오 1% 등이다.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한진가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45%다. 여기에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최근 대한항공과 협업에 나선 카카오 등의 지분을 더하면 총 33.45%가 된다. 총 31.98%의 지분율 보유한 세 주주와의 격차는 1.47%에 불과하다. 양측이 일반 주주들의 표를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4.11%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물 밑에서 조 전 부사장 측과 KCGI, 반도건설이 회동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결구도가 어느정도 예상은 됐다”며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