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시대, 빈방을 공유하는 '공유숙박'의 인기가 뜨겁다. 호스트(업주)가 돼 빈방을 내주고 수익을 얻는 공유숙박모델은 전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에어비앤비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국내에서 공유숙박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여러가지 사회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 속 '피할 수 없는 경제모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공유숙박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토종업체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어 보인다. <머니S>가 국내 공유숙박업계의 현주소, 공유숙박에 대한 찬반논란 등을 살펴봤다.[편집자주]
호스트(업주)가 돼 빈방을 내주고 수익을 얻는 공유숙박모델은 전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에어비앤비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사진=로이터
주거 공간 일부를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 소위 ‘공유숙박’이 논란이다. 공유숙박을 운영하는 호스트(업주)와 기존 숙박업자와의 갈등은 물론, 숙소 인근 집값 상승 등으로 기존 입주자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까지 제기된다.
◆ 게스트와 호스트 ‘윈윈’하는 공유숙박?
이전에는 임대사업자, 즉 공유숙박을 운영하는 호스트가 되려면 부동산을 소유했어야 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이 틀을 깼다. 집주인이 아니어도 자신이 거주하는 방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수익을 얻는 상황이 가능해진 것.
호스트가 월세로 거주해도 상관없다. 현행법상 재임대(전대)는 집주인 동의만 있으면 가능하다. 서울의 오피스텔에 거주 중인 직장인 임지영씨(가명·28)는 “거주하는 집의 모든 공간을 매일 이용하지 않는다”면서 “공유숙박 시스템을 통해 누군가에게 공간을 빌려주고 돈을 받으며 월세나 관리비 일부라도 채울 수 있다면 절약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졌다. 지난해 7월 에어비앤비는 국내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2019년 기준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같은해 국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전세계 게스트(이용자)는 294만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계산했을 때 1인당 하루 평균 지출금액은 약 47만원. 지난해 에어비앤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수입과 최근 진행한 설문을 토대로 추정한 게스트의 지출액을 합산한 결과)는 비슷한 시기 110조원이었다.
이 조사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게스트는 자신이 쓴 금액의 40%를 숙소가 있는 지역에서 지출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공유숙박은 관광객을 유입시켜 호스트와 지역상인의 경제적 수익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와 인건비, 교통비 등과 같은 각종 사회비용이 늘어나면서 게스트 역시 상대적으로 숙박료가 저렴한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공유숙박은 여행객이 몰리는 성수기에 더욱 호평을 받는다. 공유숙박을 이용하면 수요가 몰리는 여행 시즌에 보다 저렴하게 잠잘 곳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유숙박이 부족한 객실의 대안이 되는 것이다. 고용확대 효과도 있다. 제주 등 관광지에서 공유숙박을 운영하는 호스트 중 일부는 청소와 유지보수 관리인력을 채용하기도 한다. 제주 애월읍의 공유숙박업체도 관광객 예약관리 등을 위해 2명을 고용했다. IT를 이용한 플랫폼 기반 경제가 확대되면서 신규고용 창출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호텔 등 기존 숙박업과 비교할 때 공유숙박은 가격대가 (호텔과) 비슷하지만 인원수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수기 시즌 모자란 호텔 등을 대신하게 돼 이용자 스스로의 편의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공유숙박업의 대표격인 에어비앤비와 같은 경우 외국계라는 점에서 정부 규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산업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확실한 규제를 만든 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유경제가 공유숙박을 만들어 낸 것처럼 공유숙박은 국내 관련 시장구조에 혁신을 일으켰다. /사진=로이터 ◆ “주민 쫓겨나게 생겼는데… ”
공유경제가 공유숙박을 만들어 낸 것처럼 공유숙박은 국내 관련 시장구조에 혁신을 일으켰다. 중장기적으로도 게스트와 호스트, 지역사회와 국가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모델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지적된다. 공유숙박이 숙박업이 아닌 ‘관광진흥법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에 속해 있다는 것도 위험한 부분이다. 국내 공유민박업은 크게 ‘숙박업법의 숙박업’(이하 숙박업)과 ‘관광진흥법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하 도시민박업)으로 나뉜다. 숙박업에는 여관, 민박, 모텔, 호텔 등이 속해 있으며 이들은 ‘공중위생관리법’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도시민박업의 경우 마땅히 적용할 법 규정이 없다. 이는 공유숙박 이용 시 위생, 안전 관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호스트가 책임지지 않아도 됨을 뜻한다. 이런 이유로 숙박 관련 안전법을 준수하는 전국 숙박업체들이 이 같은 공유숙박의 미약한 법 제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역 상권이 발달하면서 부동산값이 상승해 기존 입주자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도 문제다. 2014년 유럽에서 최초로 에어비앤비와 계약을 맺은 네덜란드의 경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에어비앤비는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즐비했다. 하지만 지역 주택 임대료가 오르고 거주민들이 이용하던 동네 슈퍼마켓은 여행객들의 생활 레저 공간으로 바뀌고 임대 아파트에 살던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에어비앤비에 방을 내놓으며 사실상 강제로 쫓겨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유숙박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과거부터 이미 제기돼 왔다"며 "국내 공유숙박에 대한 제재를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에어비앤비를 꼽으며 "선진국과 한국의 에어비앤비 절차와 규제 자체는 확연히 다르다"며 "공유숙박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진국 사례를 활용해 우리 현실에 맞도록 적용해야 한다"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