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부품생산 공장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4일 오후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사진=뉴시스 김종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충격이 한국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주요 산업별 전시회가 잇따라 취소되는 가운데 재계도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고 글로벌 행사의 참여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선회 중이다.


항공업계과 여행업계는 중국여행 축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자동차업계는 중국 부품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수급차질로 생산라인 조정에 들어가는 등 일선 현장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개최 예정이던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장비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0’이 취소된 데 이어 다음주 열릴 예정이던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도 무기한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재계도 잇따라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 재계 대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달 예정됐던 행사 중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또한 LG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달 말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에도 참가를 취소한 데 이어 11∼14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ISE 2020’에 불참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기아차는 MWC 규모를 축소하고 출장기자단 계획을 취소했다.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하지만 신종 코로나 동향에 따라 다양한 방향을 검토 중이다.

A사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현 시점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사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중국노선을 줄줄이 취소하는 중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8개 항공사는 총 94개의 중국노선 중 83개의 중단 및 간편을 결정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노선을 축소하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던 항공사들은 이번 중국노선의 축소로 실적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여행업계 역시 신종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상품 취소는 물론 유럽이나 동남아지역의 여행 취소가 이어져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연장하면서 우한 등 현지에 있는 주요 공장들의 가동이 정지됐기 때문.

중국의 자동차부품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굴지의 완성차 업체 국내 공장들이 줄줄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거나 휴업을 예고한 상태다.

재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과거 사스(SARS)는 주로 수출에, 메르스(MERS)는 내수에 피해가 집중된 반면 신종 코로나는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무슨 대처를 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선제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상의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피해 유형으로 ▲ 중간재 수출업체(중국 수출의 80% 차지) ▲ 부품을 조달 못 하는 국내 완성품업체 ▲ 중국 현지 투자 관련 차질 ▲ 소비심리 악화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내수업체 등 4가지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유형별 미시 대책과 포괄적인 거시 대책으로 구분해서 예상되는 경제적 타격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놓고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노력해 주면 좋겠다”며 “국회도 곧 2월 임시회와 관련 특위가 구성되는데 여야를 떠나 사태 수습을 돕고 경제 활력을 높일 입법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