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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가 ‘착한광물’ 사용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광물 채굴지역에서 발생하는 아동노동 착취, 폭행, 성폭력 등 인권유린과 환경파괴에 관한 문제가 글로벌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기업들 스스로 윤리적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던 과거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원료 조달부터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광물 채굴지역 인권유린 심각
현재 주요 산업의 소재나 제품의 원료로 활용되는 광물은 주로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나온다. 문제는 채굴과정에서 인권유린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주석·텅스텐·탄탈륨·금 등 ‘3TG’ 광물을 분쟁광물로 지정하고 기업들의 분쟁광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입규제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2010년 7월부터 미국의 모든 상장사들의 분쟁광물 사용여부를 증권거래위원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상장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들도 해당 규제의 영향을 받는다.
유럽도 2014년 분쟁광물·금속 규제 법안을 유럽의회에 상정하고 광물·금속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책임 있는 수입자 자체인증’을 마련했다. 이 규제는 현지에서 4대 광물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한국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분쟁광물을 사용하거나 증빙이 미비할 경우 거래중단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분쟁광물로 지정된 3TG 외에 다른 광물로도 규제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2016년 11월부터 ‘책임광물’ 개념을 도입했다.
‘책임광물’은 ‘분쟁의 자금줄이 되지 않고 인권과 환경을 존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채굴된 광물’을 말한다. 분쟁뿐만 아니라 ‘인권과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광물’에 대해서도 규제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분쟁광물에서 책임광물로 범위가 넓어지면서 현재까진 규제대상에 속하지 않는 코발트, 주석, 알루미늄, 구리 등으로 대상 광물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코발트는 이차전지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원료로 분쟁지역인 DR콩고에서 생산되는 코발트 비중이 전세계 생산량의 60%에 달한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DR콩고에서 수출되는 코발트의 20%는 남부의 영세 광부들이 생산하는데 이들은 땅속 깊은 탄광에서 아주 기본적인 도구만을 이용해 직접 광석을 캐는 데다 7세에 불과한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는 등 채굴환경에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2016년과 2017년 잇따라 보고서를 내고 관련 업계에 코발트 생산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와 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코발트 사용량이 많은 배터리업계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배터리업계 책임광물 사용 동참
배터리업계 맏형인 LG화학은 지난해 10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RMI)에 가입했다.
2008년 설립된 RMI는 3TG를 비롯해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와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및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폭스바겐, 르노, 애플 등 글로벌 자동차 및 IT기업 380여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배터리업계 책임광물 사용 동참
배터리업계 맏형인 LG화학은 지난해 10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RMI)에 가입했다.
2008년 설립된 RMI는 3TG를 비롯해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와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및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폭스바겐, 르노, 애플 등 글로벌 자동차 및 IT기업 380여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가입 이유에 대해 “고위험 광물의 윤리적 구매 등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함께 독일의 BMW그룹, 바스프(BASF) 등과 공동으로 지난해 9월 DR콩고 남부의 한 코발트 광산에서 ‘착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산업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독일 연방기구인 국제협력공사(GIZ)에 3년간 콩고 루알라바주의 코발트 광산과 주변 공동체의 생활, 작업환경 개선에 관한 연구를 맡겼으며 결과를 토대로 영세 코발트 광산의 노동환경과 지역사회의 생활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프로젝트 효과에 따라 이를 다른 채굴 광산으로 확대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인 개선 방안도 수립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이달 초 RMI에 가입했다. 또한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지난해 말 맺은 코발트 장기구매건에 대해서도 RMI 기준에 따라 외부 기관으로부터 실사를 받기로 했다. 광물 구매 시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자는 세계적인 관심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지다.
박경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제사회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하는 업체에 대해 각종 불이익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분쟁 및 인권침해와 무관한 광물을 사용했음을 증명하는 자체인증 작업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책임광물 공급망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책임광물 사용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공급망 실사 자체 인증 의무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기업이 엄격하게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홍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19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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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