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아 서남쪽에 위치한 튜멘 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중국 우한에서 돌아온 러시아인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러시아인 70여명을 비롯해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국적자 등 144명을 대피시켰다/사진=로이터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된 이들이 연달아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격리 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불친절한 의료진, 허술한 감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BBC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에서 두 명의 여성이 격리시설에서 달아났다.

첫 번째 여성인 구젤 네달(34)은 중국 하이난을 방문한 뒤 아들이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에서 돌아온 뒤 아들이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다"며 "호흡기 질환이라는 진단에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은 치료를 받고 완쾌했지만 의료진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퇴원시켜주지 않았다. 검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할 때마다 의사는 날 막아섰다"고 주장했다.

입원 닷새째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네달은 창문에서 뛰어내려 집으로 도주했다. 러시아 경찰이 네달의 집을 방문했지만 특별한 혐의가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여성은 알라 일리냐(32)로 최근 하이난을 방문한 뒤 지난 1월30일쯤 러시아에 귀국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는 그는 현재 병원으로 다시 돌아오라는 당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문을 걸어잠근 상태다.

중국에서 돌아온 일리냐는 인후통으로 2월6일쯤 인근 보트킨 종합 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의료진은 전염병 확산 예방 차원에서 14일 간의 격리를 지시했다.


일리냐는 그러나 다음날인 7일 병실의 디지털도어락을 부순 뒤 집으로 달아났다. 탈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병원 건물의 구조도 익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세 번의 검사 결과 모두 완전히 건강하다고 나왔는데, 도대체 왜 격리된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며 "격리 병실은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고 책, 샴푸도 없었다. 휴지통은 비워지는 법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자신이 도망친 뒤에도 약 일주일간 병원과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당국은 일리냐의 처벌 수위를 논의 중이다.

이들의 도주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현지에서는 격리병동의 열악한 실태와 부실한 환자 관리 능력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일었다.

러시아 현지 온라인 매체 폰타카에는 이날 일리냐가 격리됐던 병원의 환자들이 "알리냐처럼 떠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과 "우리를 이곳에서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편지 등이 보도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