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그룹 빌딩 전경.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주주연합이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그룹의 문제점을 낱낱이 공개한 가운데, 그룹 측은 “흠집내기식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20일 반박자료를 통해 “조현아 주주연합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자기 합리화에만 치중한 반쪽짜리일 뿐”이라며 이처럼 평했다.


이날 조현아 주주연합은 서울 여의도 소재 한 호텔에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발표자로 나선 강성부 KCGI 대표는 ▲주주의 경영 미참여 ▲이사자격 조항신설 제안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2016~2018년 평균 861.9%) ▲이사회 독립성 결여 및 전문경영체제 도입의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조현아 주주연합 주장은 시장·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조현아 주주연합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했지만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은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다”라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라고 주장했다.

이사자격 조항신설 제안에 대해서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조현아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회사·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또는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한진그룹은 “현재 땅콩회항의 장본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조현아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다. 조현아 복귀를 위한 꼼수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신배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 /사진=임한별 기자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주장한 전문경영인의 전문성, 독립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는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이 요구되며 이는 의결권 자문기관 등의 찬반 의견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하지만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 비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자화자찬만 했다. 조현아 주주연합이 내세운 이사후보 면면을 보면 이런 요구사항에 위배되는 인물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김신배 후보의 경우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다.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것이 한진그룹 측 입장이다.

함철호 후보에 대해서는 한진칼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취득한 정보로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 후보가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Skyworks)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주 후보에 대해서는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있고 그만둔지 3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도건설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한진그룹 측은 우려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발표한 PPT 자료 화면.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에 대해 지적했다. /사진=이지완 기자
조현아 주주연합이 지적한 높은 부채비율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조 회장이 추진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이를 경영실패라는 조현아 주주연합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 항공기 및 엔진은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 할 수 있다. 당사는 안정적인 운영 및 성장을 위해 항공기 보유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킨 인물이다. 이는 그룹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투기세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미 많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자본들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권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먹튀했다”며 “장기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에 따라 배당 수익을 얻는 게 아닌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시세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