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행 여객편에 승무원 4명이 투입됐는데 승객은 단 8명뿐이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을 태우고 비행하는 것은 이전까지 상상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A 저비용항공사 승무원.

#“무급휴직이 강제성은 없다고 하는데 동참하지 않으면 월급을 온전히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다.” B 저비용항공사 승무원.


국내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불매운동 여파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방이 가로막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수합병(M&A) 이상의 시장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의 수(국내·국제선의 출·도착 포함)는 총 1620만8231명이다. 이는 전년(2024만6837명)대비 약 20% 감소한 수치다.


국내 항공사들은 여객기를 띄울 곳이 없어 울상이다. 일본여객 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중국행 발길까지 뜸해지면서 운항편수가 전년대비 약 7% 감소했다. 편수로 따지면 8000편 이상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행 자체를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행업계 전체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바이러스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큰 상황이라 프로모션 등을 내걸어 모객활동을 하기도 쉽지 않다. 사태가 빠르게 해소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직원들의 무급휴직을 비롯해 경영진 급여 반납, 일부 노선 비운항 등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시켰다. 코로나19의 시발점인 중국 이후 처음이다. 해외 국가들은 이미 한국을 격리하기 시작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총 21개 국가가 한국인 및 한국을 경유한 외국인의 입국금지를 결정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대체노선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수준에서는 자구노력 이외에 방법이 없다”라며 “하루하루를 잘 넘겨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고 회복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앞당겨 질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M&A 이상의 시장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며 “상반기 중 안정국면에 접어들면 다행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현금능력이 부족한 곳은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