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경영위기에 처해있는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3월 중순 결정된다. 대주주 마힌드라와 한국 정부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여부를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마힌드라와 한국 정부가 지갑을 열지 2주 뒤 결정된다. 쌍용차는 2018년까지만 해도 흑자전환을 자신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호전됐지만 2019년 수출부진과 환율하락에 따라 영업적자가 대폭 확대되며 그간 벌어놓은 것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다.
최근 마힌드라는 현지 언론을 통해 쌍용차에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공개했다. 자금지원에 앞서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회생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구상하는 중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결정하면 마힌드라는 이사회를 거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쌍용차 지원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쌍용차 지분을 갖고 있지 않으며 2019년 1000억원 신규 대출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1900억원을 대출해준 상태다. 이어 ‘머니S’는 쌍용차가 위기를 초래한 이유와 마힌드라의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터질게 터졌다. 어차피 예상된 것 아니겠느냐”
티볼리 신화를 이어오던 쌍용자동차에 위기감이 감돈다.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쌍용차의 경영위기는 계속 거론돼왔다. 쌍용차는 ‘티볼리 히트’로 판매량은 늘었지만 만성적자에선 벗어나지 못 했다. 글로벌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내수시장이 판매정체에 빠진 것도 쌍용차 위기 재점화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과연 쌍용차에겐 어떤 문제가 있던 것일까.
◆ 티볼리 신화에 숨겨진 진실
2009년 대규모 정리 해고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사태’를 겪은 뒤 쌍용차의 하루하루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렇다 할 히트 차종이 나오지 않으며 내수 점유율은 추락했고 주력 시장인 러시아의 경기 침체로 수출도 활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배수진을 치고 개발해 2015년 1월 내놓은 차가 바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다.
티볼리는 1년 만에 소형 SUV시장을 석권했다. 티볼리의 성공에 고무된 쌍용차는 2016년 3월 적재 공간을 더 늘리고 동급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티볼리 에어’까지 출시했다. 티볼리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쌍용차의 전략은 적중했다. 티볼리 에어까지 대박이 터졌다.
쌍용차의 판매량은 2014년 6만936대에서 2015년 9만9664대, 2016년 10만3554대, 2017년 10만6677대, 2018년 10만9140대로 매년 증가하다 2019년엔 10만7789대로 줄었다. 매년 증가폭을 보면 티볼리를 출시한 첫해인 2015년은 전년대비 44.4%, 2016년은 3.9%, 2017년 3%, 2018년 2.3%이었다. 2019년엔 전년대비 1.2% 줄었다. 2015년을 제외하고는 증가폭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경영실적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5년 매출액은 3314억8915만원으로 전년대비 4.1% 감소했고 2016년은 3626억3400만원으로 9.4% 증가했다. 2017년은 3489만8820만원으로 3.8% 감소했고 2018년은 3705만902만원으로 6.2% 증가, 2019년은 3626만8820만원으로 2.1% 감소했다. 매년 등락을 반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도 2016년 305억1400만원 흑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였다.
◆ 티볼리 팔아도 남는 게 없다
경영실적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5년 매출액은 3조3901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했고 2016년은 3조6285억원으로 7% 증가했다. 2017년은 3조4946억원으로 3.7% 감소했고 2018년은 3조7048억만원으로 6% 증가, 2019년은 3조6239억만원으로 2.2% 감소했다. 매년 등락을 반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도 2016년 3281억원 흑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였다.
티볼리 신화에도 쌍용차가 결코 웃지 못 했던 첫번째 이유는 티볼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데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쌍용차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티볼리 비중은 45.2%, 55%, 51.8%, 40.2%였다. 자동차 제조업체 입장에서 티볼리와 같은 소형SUV급은 많이 판매해도 경영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쌍용차 입장에선 대형SUV G4 렉스턴과 준중형SUV 코란도를 많이 팔아야 한다.
수익성 측면에서 G4 렉스턴과 코란도, 티볼리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플래그십 모델 판매에 집중하는 이유다. 소형SUV 경우 공장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하지만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결국 회사가 수익을 내려면 엔트리급보다 주력차종을 팔아야 한다”고 전했다. 쌍용차가 티볼리 흥행에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던 결정적 이유다.
쌍용차 위기의 두번째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다. 2016년 이후 쌍용차의 수출 비중은 20~30% 수준이며 가장 큰 수출시장이 바로 유럽이다. 티볼리와 코란도가 주력 수출품목으로 매년 1.5만~2만대가량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지역별 수출 비중은 아시아태평양 23%, 서유럽 44%, 남미 16%, 기타 17%다.
쌍용차는 파이가 한정된 내수시장보다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실제 쌍용차의 2019년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1% 증가하며 10만대 선을 지켰다.
쌍용차의 의도와 달리 수출은 부진한 상황이다. 2016년에 5만2000대를 기록한 수출 판매량은 2019년 2만5000대로 50% 가까이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경제 제재로 이란 수출길이 막혔고, CO2 규제와 FTA라는 대외 변수들이 생겼다”며 “수출에 문제가 생긴 것이 쌍용차 현재 위기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위기의 세번째 이유는 내수에서 연이은 경쟁모델 등장이다. 그것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티볼리와 코란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차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첫 타자는 기아차 셀토스다. 셀토스는 티볼리와 같은 소형SUV로 분류하지만 크기는 코란도와 비슷하다. 가격은 티볼리와 비슷해 코란도와 티볼리를 고민하던 많은 소비자들이 셀토스를 선택했다. 2020년 1월 나온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소형SUV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선전하고 있다.
◆ 쌍용차가 구상하는 위기 극복책
쌍용차는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 신차가 나올 때까지 상품성 개선 모델과 판촉 활동으로 ‘보릿고개’를 견디겠다는 전략이다. 쌍용차가 준비 중인 신차는 ‘코란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가 내년 1분기(1~3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이달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여부도 관건이다. 1월 방한한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겸 쌍용차 이사회 의장)이 경영난 타개를 위한 금융권의 지원을 요청함과 아울러 대주주로서 지원 계획을 밝힌 만큼 자금 지원에 대한 불투명성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재무구조의 시급한 개선 및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 복지 중단 및 축소에 이어 연말 ▲ 상여금 200% 반납 ▲ PI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 연차 지급율 변경 (150%→100%)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 실행에 나섰다.
이는 최근 업계의 노사 부조화 사례와는 대조적으로 양자가 더불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등 발전적인 노사관계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할만하다.
쌍용차는 현재 추진 중인 자체 경영쇄신 노력과 병행하여 자금, 연구인력 등 부족한 재원조달을 위해 대주주 마힌드라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 및 다자 간 전략적 제휴 관계를 활용한 플랫폼 공유 및 신차 공동개발 추진, 공동 소싱 추진 등 다양한 시너지 극대화 작업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경쟁사와 비교해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원가율 절감 노력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4호(2020년 3월3일~3월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