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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빅3 협업, ‘이례적’
녹십자와 한미약품은 희귀질환 치료제 공공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유전성 희귀질환의 일종인 리소좀 축적질환(LSD) 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 리소좀이란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 중 필요한 성분을 몸에 곳곳에 분산시키고, 필요없는 성분은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리소좀 축적질환은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리소좀이 고장, 지속적으로 불순물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 밝혀진 환자는 300~400명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녹십자의 리소좀 축적질환 치료 노하우와 다수의 임상 데이터를 갖은 한미약품이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번 상위 제약사간의 협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오픈이노베이션은 경쟁사와 공동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보통 벤처사에 투자형태 또는 후보물질 권리 인수 등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해왔다면 이번 MOU 체결은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이다. 하지만 이들은 앞뒤를 가릴 상황이 아니다. 녹십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04억원에 14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해까지 네번의 기술수출을 실패,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해 7월 기술 반환받은 HM12525A는 2015년 얀센에 약 1조원을 받기로 하고 기술수출한 한미약품의 최대 성과이기도 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제약 바이오 기업마다 다 다른 연구개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에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양사의 협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이 같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활발하다”며 “특히 신약개발에서 오는 리스크도 분담할 수 있어 기업의 사업지속성과 예측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광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부작용은?
전문가들은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열광의 도가니속으로 무턱대고 달려 들어가기보다 냉정하게 개방형 혁신의 성공요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부작용이 동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IT 기업 아이폰은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기술을 공유하기 보다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이 부작용으로 번진 사례가 있다. 이연제약과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에 특허를 두고 여전히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엔젠시스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이연제약과 헬릭스미스는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8년부터 공동 개발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법적공방까지 번졌다. 이연제약은 엔젠시스의 국내 상용화 과정에서 특허를 획득할 경우 공동출원 등을 합의했으나 헬릭스미스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방적이고 불평등한 계약관계 등이 오픈이노베이션의 단점”이라며 “경쟁기업의 혁신 기술을 사들인 후에 일부러 이를 개발하지 않거나 시장에서 사장시키는 전략도 빈번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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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제약바이오팀 지용준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