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의 모습. /사진=뉴스1 DB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사 위기에 빠진 면세업계를 위해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인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전체 임대료 수입의 10%도 채 되지 않는 중소업체에만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중소 면세사업자의 임대료를 6개월간 20~35% 인하할 방침이다. 임대료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중소기업 기본법’상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임차인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28일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발표하며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해 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임대시설을 운영 중인 103개 공공기관의 임대료를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티플러스와 그랜드면세점 등 중소 면세사업자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반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와 SM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 등 중견기업은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재부는 이번 대책의 취지가 소상공인을 돕는 데 맞춰져 있는 만큼 중소업체로 지원 대상을 한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수입에서 중소업체의 비중이 작다는 점에서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수입은 총 1조761억원으로 이중 중소·중견기업의 비중은 8.5%(915억원)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최근 면세 사업자들이 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업계의 실망감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달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떨어졌다. 하지만 임대료 부담은 평소와 같이 유지되면서 업계는 매출보다 더 많은 임대료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공사와 기재부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임대료를 감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공사 측은 면세점 매장 영업시간 조정과 심야시간 축소 운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임대료 인하에 대해서는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면세사업자에 한정된 임대료 인하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외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인데 특정한 곳에만 혜택을 주는 건 차별”이라며 “오히려 대기업이 임대료를 더 많이 내는데 수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만 지원하는 건 생색내기 대책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는 말 그대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라 대기업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