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사진=뉴시스 이윤청 기자
연임 성공하며 임기 연장… 종합경제단체 역할 강화 전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앞으로 2년간 경총을 더 이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오던 경총의 체질개선 작업이 연속성을 확보하며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노사관계를 넘어 경제현안 전반에까지 재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며 ‘종합경제단체’로의 도약을 꿈꾸는 손 회장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경총에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사용자단체→종합경제단체로


경총은 최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제51회 정기총회’를 열고 손 회장의 2년 연임을 결정했다. 회장단 추대 및 회원사들의 만장일치로 정해진 사안이다. 회장단은 손 회장이 노동·경제·경영 등 기업활동 전반의 이슈에 대응하는 대표 경제단체로서의 역할 기반을 정립해 경총의 대외적 위상을 높였다는 공감했다.

2018년 3월 취임한 손 회장은 취임 초기엔 경총의 기강과 중심을 잡는 데 집중했다. 당시 경총은 대한상의를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고 내부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정부의 최저임금정책과 관련해 노동계의 편을 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 회원사들의 반발을 샀고 특히 이 과정에서 전직 임원의 자금 편법 운용 폭로가 이어지는 등 극심한 내홍을 앓았던 것.


결국 손 회장은 관료출신인 송영중 전 부회장을 경질하고 김용근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체제 정비에 들어갔다. 또한 ▲공정한 사무국 인사체제 확립 ▲회계 투명성 강화 ▲업무 절차·제도·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의 쇄신안을 내놓으며 조직 기강을 다잡았다. 이를 계기로 ‘뉴 경총’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손 회장이 본격적으로 제 색깔을 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말부터다. 손 회장은 노사관계 조율에 국한됐던 경총의 역할을 경영계 전반으로 확대시켰다.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은 물론 근로시간단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세법개정 등 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현안에 철저히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애로점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계의 이익을 침범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고 하자 경총은 곧바로 “기업경영 내부장치인 사외이사와 주주총회에 대해서까지도 직접적으로 정치·사회적인 관여와 통제의 소지를 확대하는 반시장적 정책의 상징적 조치”라며 작심비판하는 식이다.

경총의 변화는 사용자단체에서 종합경제단체로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경총은 원래 경영계를 대변하는 단체”라며 “경총의 모습이 달라졌다기보다 단체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등 현안 어떻게 풀까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앞 경총기가 펄럭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권현구 기자
올해 재계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공정거래법, 상법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는 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며 총선이라는 변수도 있다.

연초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기업의 사업장이 잇따라 임시폐쇄에 들어가는 등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이대로는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멈추고 고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하지만 기업의 활력을 재고해 줄 주요 경제입법은 줄줄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노동계와 사회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재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저임금이다. 정부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폐기했지만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정안을 놓고 아직까지도 잡음이 무성하다.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고 객관성을 높여 최저임금이 정부 입맛대로 결정된다는 논란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지불능력이 배제돼 있어 반쪽자리 개편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경총은 사용자위원으로 최저임금 논의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 개정을 추진함에 있어 경총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경총은 기업지불능력이 임금수준 결정 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특히 기업이 지불능력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기업경영은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어 반드시 기업지불능력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포함시키겠다는 각오다.

이 외에도 경총은 유연근무제 활성화와 법인세·상속세 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 확보 등에도 경영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 재계를 대변하는 ‘종합경제단체’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종합경제단체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해 나가겠다”면서 “경총 회장으로서 기업의 도전과 혁신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일~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