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각 사
경영권 방어에 나선 한진그룹과 반(反)조원태 연합(조현아, KCGI, 반도건설)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투자목적 변경 공시 전 조원태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反조원태 연합인 '3자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의 한진칼 의결권 행사 여부 등을 놓고 한진그룹 측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임박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1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12월10일과 16일 두차례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을 만났다.


한진그룹은 "권 회장의 요청에 의한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추천하라고 했으며 한진칼 등기임원 또는 감사의 선임까지 원했다"며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 참여에 대해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 측은 한진그룹과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두 회장간 만남은 조 회장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도건설 측은 "지난해 조원태 회장의 제안으로 몇차례 격려성 만남을 가졌다"라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하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뤄진 한진칼 투자는 반도건설 등 회사별로 단순투자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알린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측은 반도건설 측의 해명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12월6일 기준 반도건설 지분은 6.28%임에도 불구하고 뻔한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상당한 양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권 회장의 제안은,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협박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이어 "반도건설이 경영참가목적을 숨기고 단순투자로 허위공시한 것은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규율하고 있는 시장질서를 교란해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덧붙였다.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논란은 연초부터 불거졌다. 지난 1월10일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한 직후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1일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면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공시 이후에도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지분율을 8.28%까지 끌어올렸고 투자목적을 돌연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허위공시'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3자 주주연합은 반도건설의 의결권 행사 지분을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