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는 17일(한국시간) 저녁 9시부터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나 연기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2020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로 접어들면서 '올림픽 강행'을 고수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아메리칸 대륙 최종 예선전과 대만 최종 예선전을 연기한 데 이어 그리스올림픽위원회(HOC)는 자국 내 성화 봉송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도쿄올림픽의 연내 개최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진다.  

도쿄올림픽 목표는 '부흥'… 좌초되면 아베에 치명타

IOC는 17일(한국시간) 저녁 9시부터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나 연기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은 사실상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일본 경제지 '머니 보이스'(MONEY VOICE)는 지난 1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개최 중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림픽 취소 사실을 공표할 시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해 발표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17일(한국시간) 저녁 9시부터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나 연기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실제 올림픽이 취소되면 IOC는 물론 일본 정부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아베 내각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통한 일본의 재부상을 노렸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원전사고의 피해에서 벗어나 일본의 건재함을 과시하겠다는 포부로 '부흥올림픽'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베 내각은 자국 내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해 올림픽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 위상 관리에만 신경쓰는 등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아베 내각의 정치적 명운이 이번 올림픽 성공 개최와 직결되는 까닭이다.

이에 더해 올림픽 취소 시에는 일본 실질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1.6% 감소했다. 5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일본의 SMBC닛코증권은 올림픽이 취소될 시 일본이 입을 경제적 타격이 89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닛코증권은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대회운영비와 관객들의 소비액 등 직접적인 영향 6600억엔(7조5600억원)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이 약 7조8000억엔(약 89조원) 줄어들고, 성장률도 1.4%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IOC가 올림픽 중지를 권고하면 개최국은 보험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보상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계약에 명시돼 있어 이 마저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기 시에도 도쿄조직위가 1년간 더 운영되는 비용만 수천억원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17일에도 주요 7개국(G7) 정상들로부터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진행하는 것에 지지를 얻었다며 올림픽 강행의사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올림픽, 연기는 없었다… 칼자루 쥔 IOC의 결정은?


아베 총리는 17일에도 주요 7개국(G7) 정상들로부터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진행하는 것에 지지를 얻었다며 올림픽 강행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주체는 IOC다.

현재 일본 정부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올림픽 연기'다.  IOC 정관에 따르면 전쟁·내란 외에도 '대회 참가자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올림픽 취소뿐만 아니라 연기 시에도 다방면으로 막대한 손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IOC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1년 뒤인 2021년 개최된다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육상선수권대회, 또 2년 연기된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와 겹쳐 대대적인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올림픽은 1896년 근대 올림픽 시작 이후 4년마다 빠짐없이 개최됐다. 191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1940년 도쿄올림픽, 1944년 영국 런던 올림픽 등 전쟁을 이유로 대회가 취소된 적은 있으나 '연기'한 전례는 없다.  만일 이번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첫 사례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했지만 개최 50일 전 "올림픽 개최로 감염이 퍼질 위험은 낮다"고 밝히며 예정대로 올림픽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IOC는 WHO의 진단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사상 첫 올림픽 연기가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