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중심으로 떠오른 강성부 KCGI 대표. /사진=뉴스1
한국의 첫 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이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핵으로 떠오른 강성부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대표는 지난 16일 '머니S'와의 통화에서 한진칼 지분 유지 계획에 대해 "오랜 시간 서로 깰 수 없는 약속이고 명확히 합의한 계약이다. 배신은 없다"고 밝혔다.

KCGI가 한진칼의 주요주주로 등극한 것은 2018년. 한진칼 계열사 대한항공의 만성적자와 부채로 인한 경영난, 오너 일가의 갑질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에 KCGI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에 나섰다. 사회의 우호적인 여론을 기업이 아닌 사모펀드로 이끈 사건이다.


강 대표는 2000년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이 후진적 지배구조에 있다고 주장하는 여러 보고서와 책을 발간해 주목받았다. 기업의 주주로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필요한 적극적 경영권 개입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한국 사모펀드 역사의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를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사모펀드의 존재 이유는 부실기업 투자를 통한 수익률 제고, 즉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얘기다.

강 대표를 잘 안다고 밝힌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본시장 참여자로서 수익률을 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것"이라며 "다만 그가 기업 지배구조 분야 최고 전문가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KCGI가 운용하는 일부 펀드의 만기가 짧은 점도 소위 '먹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KCGI가 한진칼 경영 참여를 위해 설립한 5개 펀드 가운데 3개(지분율 4.2%)는 2년 후인 2022년 초 존속기간이 만료된다.

2018년 8월 설립한 'KCGI 1호펀드'는 10년 만기고 한진칼 지분 12.5%를 보유했다. 이에 대해 KCGI는 만기를 연장해 펀드를 유지하고 새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위해선 한진칼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KCGI가 소위 '땅콩회항' 사건의 책임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편에 선 것은 그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해 말 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진칼 지분의 17.29%를 보유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유지돼도 주주연합을 구성한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지속적인 지분 빼앗기 경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 글래드여의도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그룹이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한진해운 인수 등 잘못된 투자를 한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4년 이후 누적적자는 1조7414억원"이라고 말했다.

한진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부채가 23조291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861.9%에 달했다. 연간 이자비용은 5464억원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들고 나온 강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항공산업에 대한 전반적 이해 없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비판한다는 지적이다. KCGI가 지적한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과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문제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모르는 것"이라며 "조 회장이 2017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한항공이 지속성장을 해 2018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부채비율에 대해선 한진그룹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환산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낮추기 위해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늘리는 통화스와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