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일로에 있는 가운데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한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라고 놀리며 인종차별하는 사람들과 결국 싸웠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292명의 확진자가 나온 아일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김소연씨(27·여)는 19일 '머니S'에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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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냐, 코로나 걸렸냐?"… 마스크도 못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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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으로 떠난 김씨는 "어제 친구들과 귀가하다가 현지인들이 '코로나!'라고 소리지르며 따라왔다. 코로나19 이후에 인종차별이 심해졌는데 어제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젠 너네가 겪을 차례야'라고 맞대응을 했더니 폭행을 행사했고 결국 일행끼리 뒤엉켜 몸싸움까지 갔다"고 했다.
이어 "싸움이 커지자 경찰이 출동했고 그 자리에서 ID카드 확인 등 간단한 조사를 했다. 조사 과정 중 상대는 도망을 쳤다. 경찰은 CCTV 확인 등 추후 조사를 벌이자며 일단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냈다"면서 한숨을 지었다.
김씨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인종차별을 실감했고 마스크를 못썼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인종차별을 못느꼈다"면서도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땐 마스크를 쓸 엄두가 안났다. 마스크를 쓰면 '너 한국인이냐, 코로나 걸렸냐?'는 식의 분위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씨는 코로나19가 몰고온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는 "현지인 친구와 '여기에 좀비가 왔다 갔나'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모든 가게와 학교가 문을 닫았고 지하철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서다"라고 했다. 사재기에 대해선 "며칠 전부터 마트나 약국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아직 미국이나 영국에서처럼 선반이 텅텅 비는 수준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의 불안한 마음은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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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하는 한인 커뮤니티… "귀국 항공편과 빈 방 정보만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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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단체방에는 귀국과 관련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관련 단체방 캡처 아울러 김씨는 인종차별과 불안감 속에 한국인들의 귀국이 잇따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친구 8명 중 1명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6명은 다음 주에, 나머지 1명도 다음 달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의 귀국길은 순탄치 않은 점도 알려왔다. 김씨는 "직항편이 없는 더블린은 귀국 항공편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 어떤 이는 두바이를 경유해 한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두바이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편이 취소돼 다시 돌아온 일도 있었다"면서 "(편도) 항공권 가격은 입국 당시인 지난해 10월보다 3~4배는 뛰었다"고 덧붙였다.
더블린의 불안한 상황은 한인 커뮤니티에 반영됐다. 그는 "한국인 단체방은 본래 행사나 일자리 정보가 주를 이뤘는데 코로나19가 유럽에 확산하면서부터 귀국 항공편과 돌아가려는 이들이 내놓은 빈 방 정보만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아일랜드에 남기로 했다는 김씨는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무료 검진을 해주는 등 한국 대사관이 관련 소식을 자주 알려주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이 된다"면서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