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을 살리고자 48조5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임한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 지원방안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과는 다른 차원의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다만 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일부 대기업의 피해가 큰 만큼 "평상시와 같은 엄격한 자구노력까지 요구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각각 20조원, 10조원 규모로 가동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에 금융권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융권은 부담자이지만 동시에 수혜자"라며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대기업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대기업의 자구노력에 어떤 조건이나 전제가 붙는지 궁금하다.
▶소상공인은 1000만원이 안 나와서 애태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중견기업에 500억원, 1000억원을 만기연장 해주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부분이 걸려 대책에서 중견기업을 먼저 뺀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견기업을 놓을 수 없어서 은행권의 협조를 받기로 한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내 생각에는 스스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할 수도 있고 특별한 상황에 놓인 대기업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자구노력을 보인 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평상시와 같은 엄격한 자구노력까진 아니다. 10%는 상환하고 90% 만기 연장한다든지 하는 수준의 중소기업과는 다른 차원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나 항공 같은 경우 무급휴직자가 생겨나고 국제여객 노선의 85%가 축소되는 등 항공업계는 굉장히 어려운 업종 중 하나다. 항공업계는 이번 긴급경영자금 지원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궁금하다.
▶항공업계는 분명 특수한 상황이다. 대기업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애쓰고 있다. 대기업이 자구노력 단계까지 가지 않으려면 CP장에 나오든 회사채 시장에 나오든 스스로 시장에서 소화해도 된다.

초우량 트리플A 기업은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테고 초우량이 안되면 채안펀드에서 받아줄 것. 그 보다도 신용 보강이 필요한 경우 P-CBO로 받아줄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회사채, CP 등 발행 시장에 나가야 한다.


그래도 안 되겠다 싶으면 은행 문턱을 두드리게 될 것이다. 일반 은행은 잘 안 받아 줄테니 결국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식으로 아까 말한 바 있다. 어렵다고 그냥 돈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최소한 자구노력이 포함돼야 하는 것이다. 다만 특정 기업을 나열하는 것은 기업 평판에 얽힌 문제라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채안펀드와 증안펀드 출자 관련해서 민간금융지주 지원 규모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에 짐을 많이 지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한 협약 내용 중에서 은행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으로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 중인지 알고 싶다.
▶은행권이 부담을 지지만 동시에 수혜자가 된다. 채안펀드가 없다면 기업들이 은행에 돈 달라고 올 텐데, 채안펀드가 소화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증안펀드도 금융지주사라면 은행, 보험, 증권 등의 계열사가 있다. 지주사가 이들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주가가 내려가면 손실이 난다.  
 
공동으로 주가하락을 막아주면 부담자이자 수혜자가 된다. 그런 취지에서 금융권이 공감하고 참여한 것으로 생각하고 부담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 최근에 금융규제 유연하게 하자는 국제적 공감대 있었다. 기업 대출에 숨통을 틔워주는 규제 완화도 생각하고 있다.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치 낮춰서 기업이 위험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겠다. 필요하면 7월보다도 더 일찍 일찍 바젤Ⅲ를 조기 도입하겠다.


-은행과 증권사 자본건전성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현 상황이 금융권 신용리스크로 번질 우려가 없는지도 알고싶다.
▶ 통상 금융회사의 자본건전성은 후행적으로 나타난다. 시장에 먼저 충격이 오고 기업에 부실이 생기고 그런 다음에 금융회사에 반영되기 때문에 아직 반영이 안 된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분명히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증안펀드 1차 캐피탈콜이 내달 시행되는데 2차 계획도 있는가? 다 소진되면 다른 대책이 있는가?
▶1차 먼저 잘하겠다. 2차까지 상정해서까지 (계획을) 할 순 없다. 시장 전문가들이 유용하게 어느 시점에 할지를 맡기고, 금융위가 이렇다저렇다 할 건 아니다. 소진하고 추가로 할 지는 성급한 얘기다.  
 
금융권에 손 빌리는 게 쉬운 게 아니라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 기금을 가지고 주가를 부양하느냐라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금융시장이 복원력이 발휘 할 때까지 견딜 수 있도록 돕는 취지일 뿐 주가를 확 부양하고 그런 취지는 아니다.

-소상공인 지원 부분의 경우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 현장에서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은행에서 담보를 요구하거나 담보가 있어야지만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진짜 어려운 사람이 정작 지원을 못 받는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된다. 추가 대응책은 있는지.
▶지난주까지 코로나19 금융지원 관련 접수건이 21만건이다. 신용도가 낮아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가 나오면 은행이 대출해 줄 것이다. 지신보가 담보를 요구하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분들은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패스트랙으로 커버를 해주기로 했다. 21만건이 동시에 오다 보니 많은 사연이 있다. 금감원의 금융민원센터에 접수하면 최대한 상황을 듣고 은행이 융통성이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