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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대출 급증 이후 은행권에서 시작된 대출 조이기 흐름이 제2금융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용대출 자율관리를 주문한 가운데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 신용대출도 관리 대상에 오르는 모습이다.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실수요자와 중저신용 차주의 자금 창구까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 조이기가 2금융권까지 이어질 경우 상생금융·포용금융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Trigger] 은행권 신용대출 조이자 2금융권도 긴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어 전월 증가폭인 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5조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전월 2조원 감소에서 5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신용대출도 전월 9000억원 감소에서 3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금융당국은 증시 강세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와 생활자금 수요 등이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마이너스통장 한도 제한, 대출 비교 플랫폼 접수 중단 등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은행권이 먼저 움직이자 2금융권도 관리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 증가폭인 1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보험은 9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는 6000억원, 저축은행은 2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Card Loan] 이미 조였는데도 다시 불어난 카드론
카드업권에서는 카드론이 관리 대상으로 꼽힌다. 카드론은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이후 전 금융권 신용대출 한도 규제에 포함되면서 이미 한 차례 취급 여력이 줄어들었다.그럼에도 급전 수요가 이어지면서 카드론 잔액은 다시 43조원 안팎까지 불어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지난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말에도 42조9829억원으로 43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론 증가율이 높은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론 한도를 줄이거나 텔레마케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주요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가계 신용대출 상품 노출을 일시 중단했다. 삼성카드도 카드 월 한도 및 카드론 한도 축소를 고객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 규모가 큰 만큼 당분간 카드론 중심의 잔액 관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들은 취급 규모를 조절해 연말 관리 목표 수준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mino] 보험·저축은행도 한도 관리 압박
보험권에서는 보험계약대출 한도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보유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 별도 담보가 필요 없고 신용심사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편해 카드론과 함께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린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13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000억원 늘었다. 보험사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이다.
잔액 증가와 건전성 관리 부담이 맞물리자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 4월부터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낮춰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일부 연금보험과 종신보험 등의 최대한도를 기존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로 낮췄고 현대해상도 연금·저축보험 한도를 같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저축은행도 은행권 대출 조이기의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지만 업권에서는 추가로 한도를 줄일 여력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신용대출은 이미 차주 연소득 이내로 묶인 데다 중저신용 차주 비중이 높아 은행권보다 더 보수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한도가 최대한 줄어든 상태라 더 이상 줄일 게 많지 않다"며 "은행은 이번에 한도를 추가로 낮추는 개념이지만 저축은행은 이미 규제가 강하게 적용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alance] 가계부채 관리와 포용금융 사이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2금융권 대출 관리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권 신용대출을 조여도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 대출로 수요가 옮겨가면 가계부채 관리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금융권 대출은 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중저신용 차주 비중도 커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반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생활자금 창구가 동시에 좁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당국은 상생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신용대출 관리가 강해질수록 중저신용자와 긴급 자금이 필요한 차주가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Next] 밀려난 차주는 어디로 가나
은행과 2금융권이 동시에 대출 문턱을 높이면 차주들은 더 비싼 자금으로 밀려날 수 있다. 카드론이 막힌 차주가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을 이용하거나 저축은행 대출마저 어려운 차주가 대부업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대부업권 역시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후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어 저신용 차주의 마지막 자금 창구 역할을 충분히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에서도 밀려난 차주가 불법사금융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 관리를 하더라도 고액·투자 목적 대출과 생활자금 성격의 소액 대출은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는 필요하지만 실수요자와 취약차주가 더 비싼 자금이나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투자 목적 대출과 생활자금 대출을 구분해 업권별 특성에 맞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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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인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홍지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