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동상동 148번지에 위치한 A씨의 토지. 해당 토지는 현상변경허가 대상구역이기 때문에 김해시가 분성산 등 진입도로를 내기 위해서는 지주와 절차를 거쳐 협의를 해야 한다.
김해시가 동상동에 위치한 분성체육공원과 사적 66호로 지정된 분산성 등으로 진입할 수 있는 차도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분산성에서 반경 500m 정도 떨어진 곳은 현상변경허가 대상 1,2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문화재청에서 보존구역으로 지정한 1구역을 제외한 2구역을 두고 서로 옥신각신하는 것이다. 

현상변경허가 대상구역은 문화재보호법 제35조에 의거한 것으로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대통령령에 따라 문화재청장이나 각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한 곳을 말한다.


토지범례에 따르면 분산성 1구역은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보존구역으로 지정돼 어떠한 개발 행위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2구역은 자연녹지지역으로 규정돼 있어 경사지붕(10:3)은 건축물 최고높이 7.5m 이하 즉 4층 이하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지난 2010년 문화재청에서 해지‧고지됐다.

이에 따라 지주들의 사유재산권 행세가 가능해졌으나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분산성과 사충단 등 사적과 경남도 지정기념물 등 문화재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문화재보존구역에 자신들의 토지가 포함돼 있다고 알고 있다.


지주 A씨는 “일대 주민들 중 대다수가 무허가로 집을 짓고 살고 있다”며 “문화재 보존구역에 포함돼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땅에서 제대로 된 집도 짓지 못 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심지어는 토지매매나 매입도 원활히 되지 않아 ‘없는 땅’으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지주 A씨 등 동상동 주민들 일부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체육공원과 분산성 진입차도를 조성하겠다고 계획한 김해시와 장기간 갈등 하고 있다. 특히 A씨의 토지 147번지와 148번지, 148-3번지는 A씨와 시의 갈등을 촉발시킨 곳으로 A씨는 자신의 토지에 진입로를 조성하겠다는 시의 계획을 적극 반대하고 있으며 시는 그의 토지가 없으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A씨에 따르면 당초 시는 사충단 바로 아래 토지인 동상동 16-8번지 등 9곳의 토지를 중심으로 진입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시는 지난 2018년 1월 동상동 주민센터에서 감정사 등을 참석시켜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공개적으로 ‘토지가 편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은 빼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민 과반수 이상이 토지 수용에 반대한다면 사업계획 부지로 지정하겠다’고 못박았다.
/토지범례. 분성산을 기준으로 붉은원은 현상변경허가 대상구역인 2구역이다. A씨의 토지는 2구역에 속한 것으로 확인돼 사유재산 행세가 가능하다.

15여명의 지주들 중 A씨를 비롯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주들은 토지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가 제외되지 않은 A씨는 지난 1월과 이 달 6일 시가 자신에게 통보나 공문도 없이 토지 측량사와 감정사를 파견한 사실을 두고 적법한 절차와 과정 등을 거치지 않았다며 분개하고 있다.

A씨는 “도로를 내기까지 과정과 절차 등 시에서 규정한 내용이나 조례 등이 있을 것 아니냐”며 “합당한 보상금액이나 절차 등이 있는데 그걸 거치지 않았고 주민 반대 과반수 이상이 되면 사업계획부지를 제외시켜주겠다고 확답까지 했음에도 강제 수용만을 요구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시가 주민들에게 거짓으로 일관한 셈이다”고 성토했다.

김해시 역시 이러한 문제로 주민들과 마찰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2018년부터 시는 ‘사충단 주변환경 정비사업’ 계획을 해왔다. 시가 이를 계획한 이유는 체육공원 일대는 경사가 심한데다 기존 도로가 길이 220m, 폭 10m 정도로 좁아 차량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 주차시설이 협소하다는 점 때문이다.


김해시에 따르면 인가 받는 과정에서 지주들에게 통보와 허성곤 시장의 결재, 공원조성계획과 관련한 법령에 따라 실시인가 등이 완료됐고 측량과 용역 등 시비 6000~7000만원 정도 투입됐다. 또한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두 번의 협의회를 통해 도로 조성에 대해 긍정적인 호응도 얻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한 사업이다”며 “측량사와 감정사 파견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지주에게 통보나 고지 등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해줄 필요가 없긴 하지만 마찰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더 큰 분란이 발생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의무라 생각하고 문자 등을 통해 통보를 이미 다 해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분들이 원하는 만큼 보상금액이나 감정가 등이 결정되면 좋지만 시비를 통해 이것을 전부 해소할 수는 없다”며 “A씨의 토지가 포함되지 않으면 시의 목적사업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협조를 구해 사업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등 상위 부처에서는 이미 A씨 토지를 비롯한 일대 토지는 형상변경허가 대상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규정된 절차를 따른다면 사유재산권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시가 현재까지도 일대가 근린공원이기 때문에 사유재산권 행사를 하기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주와 시가 원활하게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