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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로 준중형 자동차를 고르는 사회초년생의 기준은 명확하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우수한 성능과 빼어난 디자인. 여기에 여유로운 공간까지 확보돼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통상 자동차를 비교할 때 같은 차급을 두고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준중형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런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크루즈, SM3 단종으로 준중형 세단 종류가 크게 줄어드는데다가 각 브랜드마저 이 시장을 흡수하기 위한 SUV를 속속 내놓는 형국이다. 세련된 디자인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춘 준중형SUV. 이들과 신형 아반떼의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세컨카로 트레일블레이저 rs를 계약한 기자는 신형 아반떼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1.6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이었다. 가격은 2464만원으로 트레일블레이저(풀옵션 3320만원)보다 856만원 저렴하다. 저렴한 준중형SUV가 쏟아져 나오는 걸 의식했는지 가격부터 디자인, 편의사양까지 보강하며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게 차량 제원과 가격에서부터 느껴졌다. 실제 타본 아반떼는 어떤 매력을 선사할까?
트렁크에 유모차와 골프백이?
개인적으로 신형 아반떼의 가장 큰 의미는 점차 사라져가는 준중형 세단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는 점에 있다. 일단 크기가 인상적이다. 이날 기자는 싸이벡스사 유모차와 골프백을 트렁크에 넣는데 성공했다. 트렁크를 깊게 설계하면 2열 공간이 좁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형 아반떼는 달랐다. 카시트 2개를 장착하고 레그룸 사이로 편하게 넘나들 수 있었다. 얼마 전 계약한 트레일블레이저 2열 공간과 트렁크도 넉넉했지만 신형 아반떼는 차급을 분명 넘었다.트레일블레이저 트렁크에는 싸이벡스 유모차와 골프백을 함께 싣는 것이 불가능하다. 골프백을 2열로 옮겨야 한다. 2열 레그룸은 확실히 아반떼가 앞섰다. 전장은 4650㎜로 기존 모델 대비 30㎜,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2720㎜로 기존 모델 대비 20㎜ 각각 늘어났다. 전폭은 1825㎜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아반떼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80㎜ 길고 전폭도 15㎜ 길다.
밖에서 본 크기는 수치보다 작은 느낌이다. 보닛이 바라보는 방향은 지나치게 아래로 향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련미를 강조했다. 리어가 프론트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들려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스포티하다는 이야기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강인한 범퍼 디자인, 측면의 굵은 캐릭터 라인을 통해 세련미를 연출했다.
절대 꾹 밟지 마세요
아반떼엔 기존 아반떼AD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동일한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MPI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f·m의 힘을 내는 이 엔진은 올뉴 K3에도 적용됐다. 이 엔진은 퍼포먼스보다 경제성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이미 검증된 엔진이 새로운 플랫폼에선 어떤 성능을 발휘할지 궁금했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아반떼를 다시 보니 스포티함이 느껴졌다. 12년 전 첫 차를 샀을 때 추억도 떠올랐다. 당시 여자친구에게 “오빠 차 샀다”고 말하며 고속도로에서 풀악셀을 밟았던 기억도 있다. 그 기억이 떠올리며 자유로에 진입하자마자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rpm은 5000까지 오르고 속도계 바늘이 50㎞/h를 가리키지 못 하는 걸 본 순간 신형 아반떼는 달리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실제 아반떼는 퍼포먼스보다 일상주행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주요 수요층이다. 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80~100㎞/h 일상주행에서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오른발에 다가오는 토크감도 기존 가솔린 엔진에 비해 두텁다. 디젤 엔진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1500~2,000rpm 사이에서 거의 모든 속도영역 커버해 준다. 소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가속시의 부밍음도 거의 없다. 풍절음은 110㎞/h에서부터 발생한다. 고속에서 풍절음은 있지만 노면진동이나 엔진소음 유입은 전혀 없다. 이는 또 다른 경쟁자인 XM3보다 앞서는 부분이다.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을 꾸준히 끌어 올려 준다. 고속으로 올라가면 배기량의 한계가 나타난다. 기자가 직분사 터보차저에 익숙한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통상 주행에서는 힘이 부족하다는 걸 느낄 수 없다. 엑셀 워크에 대한 반응도 무난하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답답한 느낌이 없이 전진해 준다.
핸들링 특성은 미세한 언더스티어 성향이 있다. 6세대 아반떼를 타고 일전에 와인딩에 간 적이 있는데 당시 아반떼는 조타에 반 박자 늦게 반응했다. 그 때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했다.
ADAS 장비가 대부분 탑재된 점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크루즈 컨터롤을 비롯해 운전자 주의 경고, 고속도로 안전 구간 자동감속, 전방 충돌 보조, 전방 충돌 경고, 후 측방 충돌 경고음,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 기대 이상의 장비들이 채용되어 있다. ACC의 반응도 좋다. 차로 중앙을 유지해 주는 수준도 높다. 아쉬운건 후측방 모니터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연비다. 80~100㎞/h로 20㎞를 주행했을 때 연비는 리터당 21㎞가 나왔다. 100~120㎞/h로 주행했을 땐 19.5㎞/l를 기록했다.
아반떼는 중형 세단 그리고 SUV 부럽지 않는 상품성과 제품력을 갖춘 차가 분명했다. 집에 돌아가 계약 걸어뒀던 트레일블레이저를 취소하고 아반떼를 사자는 생각이 잠시 뇌리에 스쳤던 시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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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