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설’만 난무하던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일정이 최종 확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보험사 수익을 강화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다는 각오다. KB금융도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고 추격한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강화 흐름에 따라 보험이 리딩금융 격전지로 떠올랐다. 철옹성으로 여겨온 삼성·한화·교보의 '빅3구도'도 균열이 예상된다. ‘머니S’는 통합 신한-오렌지가 보험업계에 미칠 영향, 통합 전 구조조정 가능성, 보험사 매물들이 인수합병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Cover Story-오렌지 삼킨 신한금융] ② 오렌지 품은 신한, 구조조정 필요한가
신한금융지주가 두 회사의 합병을 내년 7월로 확정하며 통합 전후 인력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양사의 조직문화와 영업구조 등이 크게 다르다면 화학적 통합을 이루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방대해진 인력으로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고 노조와 사측 간 갈등도 야기될 수 있다. 합병 이후 각 부문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여러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통합으로 가는 과정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신한금융지주가 두 회사의 합병을 내년 7월로 확정하며 올해 통합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지만 통합 전후 인력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합병(M&A) 시 항상 고용문제가 불거지듯 양사 통합 시에도 유사한 문제가 나올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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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후 임직원 수 2000명… 많을까 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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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지난달 말 ‘뉴 라이프(NewLife) 추진위원회’를 열고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일을 내년 7월1일로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를 2조2989억원에 인수했고 올 1월엔 자사주 외 잔여지분 40.9%를 취득, 100%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신한생명(34조1793억원)과 오렌지라이프(33조8705억원) 합병 시 총자산은 약 68조원이 돼 NH농협생명(64조8154억원)을 제치고 업계 4위권 생보사가 된다.
통합작업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는 인력 구조조정이다. 2019년 12월 기준 양사의 임직원 수는 신한생명 1254명, 오렌지라이프 778명이다. 통합할 경우 임직원 수가 2000명을 넘게 된다. 생보사 중 3000~5000명 수준인 ‘빅3’(삼성·한화·교보)를 제외하면 임직원 수가 2000명이 넘는 회사는 없다.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의 임직원 수는 1050명이다.
통합 회사가 부서별로 겹치는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어떤 방식으로든 인력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일각에선 총자산 68조원에 당기순이익만 4000억원에 육박하는 회사의 임직원 수로 2000명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통합을 선언하며 언급한 ‘규모의 경제’와 ‘탑티어 보험사’에 도달하기 위해선 오히려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지점 수도 각각 123개, 97개로 업계 1, 2위를 기록 중이다.
신한생명 측도 “회사 규모가 커져 양사에서 인력문제로 할 수 없었던 업무나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며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직원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렌지라이프 측은 업무가 겹치는 중복부서는 없다고 주장한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양사 문화가 워낙 달라 겹치는 업무가 한정적”이라며 “지점도 신한생명은 주로 지방에, 오렌지라이프는 서울 등 수도권에 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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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국 사장, 구조조정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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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사진=오렌지라이프 찜찜한 구석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2018년 12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 새 대표로 내정했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정문국 사장은 과거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성과급제를 도입했고 이 과정에서 노조가 장기파업에 돌입하자 지점장을 포함해 100여명을 해고했다.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구조조정으로 2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이때 ING생명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3년 고용’을 보장받았지만 구조조정이 진행된 케이스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통합 일정을 이번에 발표한 만큼 앞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PCA생명과 합병한 미래에셋생명은 전 직원을 고용승계했다. 하지만 이후 희망퇴직과 점포통폐합 등을 실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118명이 퇴사했다.
합병 후 1265명이던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1085명, 지난해 말 기준 1050명으로 줄었다. 합병 전인 2018년 2월 미래에셋생명의 총 임직원 수는 1024명이었고 PCA생명은 297명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 수는 사실상 합병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보험업계에선 통합 신한-오렌지도 내년 7월 이전이나 이후에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본다. 회사 규모 등을 떠나 보험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인력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가 인력을 줄이고 부서를 통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통합 신한-오렌지가 2000명 이상의 임직원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