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업계가 일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후순위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국의 진단키트에 관해 일본의 분자진단(RT-PCR)키트와 동등한 수준의 정확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김진환 뉴스1 기자

국내 진단키트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대상국에서 일본을 후순위로 둘 방침이다. 가뜩이나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해 정확성을 의심하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조치로 해석된다.


1일 진단키트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생성은 지난달 28일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 자국의 분자진단(RT-PCR)키트와 동등한 수준의 정확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정상들이 앞다퉈 “한국산 진단키트를 구매하겠다”고 요청하는 등 품귀현상마저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일본 정부의 태도는 일부러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지적이다.


업체들은 특히 진단키트 수출 계약 체결 전 샘플을 제공하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게 일반적인 절차로, 수출 계획을 검토하기도 전에 일본이 성능평가를 운운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진단키트업체 A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산 진단키트 성능에 어떤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음에도 고의로 트집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물량도 모자란 상황이어서 지금으로선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 세계서 밀려드는 주문 소화도 못해… "일본 수출 어렵다"

실제 국내 진단키트업계는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수출 계약 문의를 소화하느라 분주하다. 일부 업체의 경우 진단키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직 임직원도 추가로 채용할 정도다.


진단키트업체 B사 관계자는 "미국 주정부 등 해외 관계자가 직접 본사에 찾아올 정도로 진단키트 확보에 적극적"이라며 "하반기까지 수출 일정이 꽉 찬 상태"라고 설명했다.


설령 일본과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있다. C사 관계자는 “진단키트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인도주의 정신으로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일본 수출 소식을 발표하면 기업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도 있어 수출하더라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량을 한꺼번에 늘릴 수도 없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설명이다. 핵심 원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D사 관계자는 “생산량을 무작정 확대하려다간 자칫 올리고 등 핵심 원재료뿐 아니라 플라스틱 튜브 등의 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리고는 유전체(DNA) 조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진단시약에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