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연일 외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외부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가 주최한 화상 타운홀미팅에서 "WHO는 재앙이었다. 그들은 잘못된 정보를 전했으며 중국 중심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WHO에 3800만달러를 주는데 미국은 멍청하게도 4억5000만달러를 (지원금으로) 지급해왔다"라고 말했다. 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향해서는 "이전의 모든 리더들(사무총장들)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지속적으로 WHO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는 지난달에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 편을 들어주느라 코로나19 초기 대처에 미흡했다며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시체 가방을 더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라고 응수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에도 "(WHO가)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잘못 대응하고 은폐했다"라며 "WHO의 역할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행정부 수장 격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거들었다. 그는 3일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은 세계를 감염시킨 역사가 있다. 그들이 수준 이하의 연구소를 운영한 이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라고 노골적으로 중국을 비판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유행한 사스(SARS)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다며 "엄청난 증거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증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감추고 숨기고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다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도구로 활용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잇딴 비판은 국내에서 나오는 행정부를 향한 비난 여론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4시 기준 미국에서는 115만804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중 6만7682명이 사망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겪지 않은 역대급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일어나자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황을 낙관해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