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노동조합이 11일 오전 10시28분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송현동 무지 매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5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송현동 부지를 헐값에 팔 수 없다며 경쟁입찰을 주장했다. /사진=이지완 기자
대한항공노동조합이 서울시청 청사 앞에 집결했다. 대한항공이 자금조달을 위해 내놓은 송현동 부지의 매각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해 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경쟁입찰을, 서울시는 수의계약을 원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노조는 11일 오전 10시28분부터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항공노조는 "경쟁입찰 사유지에 수의계약이 웬말이냐"며 "송현동 부지를 헐값에 매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한항공노조가 서울시청 청사 앞에 모인 이유는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조성 계획'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시는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매입을 통한 문화공원 조성계획을 밝히면서 대한항공 노조는 회사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공고한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의 보상액 규모는 약 4671억원이다. 보상액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에 걸쳐 대한항공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2021년까지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대한항공에게 부담이다. 지난달 26일 국책은행(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에 긴급자금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며 특별약정을 내걸었다. 2021년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라는 것.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나머지 1조원은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송현동 부지를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선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액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운항노선의 90% 이상이 중단됐으며 심각한 자금난으로 존폐위기에 처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금융권과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지만 부족해 회사자산을 매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현동 부지 매각은 단순한 수익을 얻기 위함이 아님에도 서울시는 시세가 7000억원인 땅을 헐값에 매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노조는 서울시의 계획대로 송현동 부지가 처분될 경우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한항공노조는 "송현동 부지를 헐값에 매각할 경우 회사는 추가자금 마련을 위해 사업부 매각 등에 나설 수 있다"며 "2만여명에 달하는 대한항공 노동자의 고용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서울시는 탁상행정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